(서울=연합인포맥스) 연말을 맞아 '산타 랠리'가 실현될지에 뉴욕증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타 랠리는 1972년 예일 허쉬가 발간한 '주식투자자 연감(Stock trader's Almanac)'에서 처음 사용된 이래, 크리스마스 다음 날부터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에 나타나는 강세장을 일컫는 용어로 쓰인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에 따르면 1928년 이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해당 기간에 79%의 확률로 상승했고 평균 수익률은 1.66%였다.

올해의 경우 연말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고공행진 하면서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더욱 커진 상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37,000선을 넘어선 후 연일 고점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19일(현지시간) 작년 1월 13일 이후 처음으로 15,000선을 상향 돌파했고, S&P500지수는 작년 1월 기록한 역대 최고치 4,818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말 주식시장 강세의 배경에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가장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연준이 내년 3월 이후 일정 시점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증시를 밀어 올리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에는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까지 급등하면서 안전자산에서 위험자산으로의 '머니무브'가 본격화할 조짐까지 보인다.

이밖에 정보기술(IT) 분야를 선도하는 '매그니피센트 7(Magnificent Seven: 애플(NAS:AAPL), 마이크로소프트(NAS:MSFT), 알파벳(NAS:GOOGL), 아마존닷컴(NAS:AMZN), 엔비디아(NAS:NVDA), 테슬라(NAS:TSLA), 메타플랫폼(NAS:META))'이 올해 75% 상승하는 등 연말 강세장의 '리더' 역할을 하는 점도 산타 랠리를 점치게 하는 요인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 관측의 여파로 최근 시중 금리가 급락했지만, 글로벌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에서 큰 혼란이 관측되지 않은 점 역시 뉴욕증시 랠리의 간접적 요인으로 꼽힌다.




산타랠리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내년 주식시장의 전체적인 방향성이다. 주요 외신들이 도이체방크 등 18개 주요 기관의 내년 뉴욕증시 전망을 취합한 데 따르면 증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S&P500 지수가 5,400선까지 상승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란 낙관론과 지수가 3,300선까지 하락할 것이란 비관론이 극명하게 엇갈린다. (2023년 12월18일 오전 7시10분 송고된 '[2024년 미국 증시 전망] 월가, 내년 강세장 전망…S&P 최고치 5,400' 제하 기사 참고.)

S&P500지수가 4,900선을 넘어서는 강세를 예상한 기관은 9곳, 4,500~4,750 범위의 중립적 전망을 한 곳은 7곳, 4,200선 이하인 약세장을 예상한 기관은 2곳이었다. 평균은 4,761.11로 집계됐다. 강세론자들은 연준이 내년에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점을, 약세론자들은 내년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점을 각각의 논거로 내세웠다.

증시 강세론자들 편에선 미국 대선도 뉴욕증시 전망과 관련해 빠뜨릴 수 없는 재료다. '주식 투자자 연감'에 따르면 1950년 이후 대선이 열렸던 18번의 주가지수 흐름을 추적한 결과 이 중 16번은 대선이 치러진 해의 1~7월에 주가지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가지수가 하락한 것은 대선 결과 발표가 지연됐던 2000년과 2008년 금융위기 단 두 번뿐이었다.

증시 약세론자들 사이에선 연준발 유동성 위기가 내년 증시의 최대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네드 데이비스 리서치(NDR)는 "연준의 대차대조표가 매월 거의 1천억달러씩 축소되고 있다"며 "양적 긴축은 은행의 준비금에 영향을 미쳐 시장 유동성을 고갈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준의 대차대조표 규모는 작년 9조 달러에서 약 1조3천억 달러 감소한 상태다. (2023년 12월20일 오전 8시25분 송고된 '"연준發 유동성 위기, 내년 증시 최대 위험"' 제하 기사 참고.)

다사다난했던 '계묘년(癸卯年)'이 가고 '갑진년(甲辰年)' 새해가 밝아오고 있다. 갑진년은 푸른색의 '갑'과 용을 의미하는 '진'이 만나는 '푸른 용의 해'다. 내년 글로벌 증시가 푸른 용의 기운을 받아 기운차게 날아오를지 지켜봐야겠다. (국제경제·빅데이터뉴스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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