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6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올해 마지막 일주일을 한산한 분위기로 시작했다. 성탄절 연휴가 끝났지만, 시장을 움직일 만한 뚜렷한 재료가 없어 차분하게 내년을 준비하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뉴욕증시는 올해 마지막 주 첫날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미국 국채 시장은 미국 재무부의 2년물 국채 입찰에서 활발한 수요가 확인된 가운데 보합권에서 좁게 오르내렸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미국 인플레이션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본격화하면서 달러화는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이어갔다. 다만, 크리스마스 휴장 이후 거래는 별로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아 전반적인 환율 흐름은 제한적이었다.

뉴욕유가는 홍해에서 선박들이 추가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에 상승했다.

로버트 카플란 전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앙은행이 침체를 피하기 위해 곧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했다.

카플란은 "우리가 인플레이션 문제에 빠진 이유 중 하나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음에도 연준이 너무 오랫동안 완화적 상태를 유지했기 때문이며, 나는 연준이 너무 제약적인 상태에서 다른 쪽으로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시 말해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완화하고 있기 때문에 연준은 반대쪽으로도 실수를 저지르고 싶어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날 발표된 경제 지표는 강한 모습을 보여 연준이 조만간 금리를 인하할지는 의문이다.

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집계한 10월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4.8% 상승했다. 이는 전달의 4% 상승률보다 높아진 것으로 2023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주택가격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10대 도시 주택 가격도 5.7% 상승해 전달의 4.8% 상승보다 높아졌고, 20대 도시 주택 가격도 4.9% 올라 전달의 3.9% 상승에서 다시 가팔라졌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집계하는 미국의 지난 11월 전미활동지수(NAI)는 0.03을 기록해 플러스로 전환됐다.

전미활동지수가 플러스이면 경기가 장기 평균 성장세를 웃돈다는 의미이며, 마이너스이면 장기 평균 성장세를 밑돈다는 의미이다. 직전월인 10월 수치는 -0.66, 지난 9월은 0.02를 기록했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9.36포인트(0.43%) 오른 37,545.33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0.12포인트(0.42%) 상승한 4,774.75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1.60포인트(0.54%) 뛴 15,074.57로 장을 마감했다.

뉴욕증시는 지난 25일 크리스마스 연휴로 휴장했으며 연휴 후 첫 거래일에 오름세로 출발했다.

지난주까지 S&P500지수는 8주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이는 2017년 11월 이후 최장기간 상승세다. S&P500지수는 종가 기준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1월 기록한 4,796.56을 목전에 두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날부터 내년 초 2거래일간 주가가 상승하는 산타 랠리가 현실화할지 주시하고 있다.

1950년 이후 산타 랠리 기간 S&P500지수는 평균 1.3% 올랐다. 그러나 올해는 이전부터 주가가 크게 올라 기대를 낮춰야 한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둔화로 내년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이라는 기대에 증시가 연일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이 모두 상승했다.

애플 주가는 애플워치의 특허권 침해 분쟁과 관련해 미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미국 내 판매를 금지한 이후 애플이 해당 결정에 불복해 연방항소법원에 항소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0.3%가량 하락했다.

반도체 기업 인텔이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에 250억달러를 투자해 새 공장을 짓기로 합의했다는 소식에 인텔의 주가가 5% 이상 올랐다.

테슬라의 주가는 도어 안전 문제로 12만 대 이상의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1% 이상 올랐다.

미국 제약업체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은 방사성 의약품 치료제 업체인 레이즈바이오를 41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1% 이상 하락했다. 레이즈바이오 주가는 100% 이상 상승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가는 영국의 '억만장자' 짐 랫클리프가 지분 25%를 인수했다는 소식에 3%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증시가 모멘텀을 이어갈지가 투자자들의 관심사라면서도 연말 이익실현용 매도세는 많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모건스탠리 이트레이드의 크리스 라킨은 S&P500지수가 9주 연속 상승할 가능성이 남아있지만, "이제 관심은 시장이 새해까지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지라며 이는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둘러싼 좋은 분위기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 수 있느냐에 달렸다"라고 말했다.

나벨리에 앤드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에 창립자는 "올해 S&P500지수가 8주 연속 오르는 등 시장이 올해 너무 많이 올랐음에도 조정 가능성을 피하기 위해 이익을 실현하려는 매도자는 많지 않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82.9%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71.3%,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1.6%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4포인트(0.31%) 하락한 12.99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0.68bp 하락한 3.89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1.60bp 오른 4.352%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1.23bp 떨어진 4.040%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43.9bp에서 -46.2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번 주에는 시장을 움직일 만한 경제지표나 이벤트가 예정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조용히 한 해를 마무리하려는 분위기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도 호전됐으나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11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전미경제활동지수는 0.03을 기록하며 플러스로 전환했다.

전미활동지수가 플러스이면 경기가 장기 평균 성장세를 웃돈다는 의미며 마이너스이면 장기 평균 성장세를 밑돈다는 의미다. 직전월인 10월 수치는 -0.66, 지난 9월은 0.02를 기록했다.

한편 이날 진행된 미국 재무부의 2년물 국채입찰에선 활발한 수요가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2년물 국채 발행 금리는 4.314%로 정해졌다. 지난번 입찰 때 발행 금리는 4.887%였다.

응찰률은 2.68배로 지난번 입찰 때의 2.54배보다 증가했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61.85%로 나타났다. 지난번 입찰 때는 57.4%였다.

직접 낙찰률은 19.51%로 지난번 입찰 때의 23.9%보다 내려갔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은 18.63%로 지난번 입찰 때의 18.76%와 거의 같았다.

이터랙티브브로커스의 호세 토레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과 활발한 투자심리가 이날 국채 입찰에도 견고한 수요로 나타났다"며 "하지만 장기물은 여전히 미지수인데 재정 축소 가능성이 여전히 작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세븐스리포트리서치의 톰 에사예 설립자는 "투자자들은 이번 28일 발표되는 주간 실업보험청구 건수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며 그 외에는 조용한 한 주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2.431엔으로, 전거래일 뉴욕장 마감가 142.480달러보다 0.049엔(0.03%)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0420달러로, 전장 1.10130달러보다 0.00290달러(0.26%) 올랐다.

유로-엔 환율은 157.27엔으로, 전장 156.87엔보다 0.40엔(0.25%)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1.708보다 0.23% 내린 101.469를 나타냈다.

크리스마스 휴장을 마친 후 다시 문을 연 외환시장은 달러 약세로 기울었다.

내년에 미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지면서 달러화는 엔화, 유로화 대비 매도 우위를 보였다.

달러-엔 환율은 142엔대에서 약간 무거운 흐름을 보였다. 하지만 휴장을 지나고 연말 장세로 접어들면서 거래는 부진했다.

미국과 일본의 엇갈린 통화정책 방향은 달러 약세 요인이 됐다.

일본은 내년에 완화정책에서 긴축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본은행은 12월 통화정책 결정은 바꾸지 않았지만 새해를 앞두고 정책 정상화 의지를 내비쳤다.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지난 25일 도쿄에서 열린 게이단렌(經團連·일본경제단체연합회) 주최 행사에서 BOJ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목표(2%) 달성 가능성이 "점차 올라가고 있다"면서 이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충분히 많아질 경우 정책 변화를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미국과 일본의 정책이 다시 내년에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카플란 전 댈러스 연은 총재는 이날 중앙은행이 침체를 피하기 위해 곧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언급했다.

그동안 달러 강세, 엔화 약세로 나타났던 양국의 정책 방향은 내년 전망을 토대로 달러 약세, 엔화 강세로 돌아서는 양상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104달러대로 올랐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연말 인사 연설에서 올해 ECB는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 위한 강한 조치들을 했다며, 인플레이션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확신할 때까지 경계를 늦추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내년 미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가 과도하다는 인식도 있지만 연말 분위기 속에서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는 달러 약세, 주가 지지 요인으로 나타나고 있다.

코베이시 레터의 수석 편집자 아담 코베이시는 내년 금리인하 기대에 대해 "기대가 일방적이라는 점과 상관없이 투자자들이 행복감을 느끼면서 단기적인 시장 모멘텀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01달러(2.73%) 오른 배럴당 75.5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는 11월 30일 이후 최고치이다.

유가는 홍해 긴장이 다시 강화되며 3거래일 만에 상승했다.

이날 예멘 반군 후티 측은 홍해에서 3차례 경고를 무시한 상업용 선박 'MSC 유나이트드호'를 겨냥해 미사일을 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지난달 14일 처음으로 하마스와 전쟁 중인 이스라엘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최근까지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나포하거나 공격했다.

계속되는 후티의 공격으로 인해 글로벌 해운사와 에너지 업체 등은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인 홍해-수에즈운하-지중해 루트를 포기하고 있다.

어게인 캐피털의 존 칼더프는 "중동 지역에 지정학적 긴장이 상당하다"라며 "이는 석유와 기타 상품의 운송 보안에 약간의 불안감을 줬다"라고 말했다.

이날 유럽 시장이 크리스마스 연휴 이후 휴일인 박싱데이로 휴장하면서 거래량은 평소보다 적은 편이다.

세계 2위 해운업체 머스크가 지난 24일 미국 주도 다국적 해군함대의 출범에 힘입어 컨테이너선의 홍해 항로 운항 재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으나 홍해 긴장이 다시 고조되면서 유가는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SPI에셋 매니지먼트의 스티븐 이네스 매니징 파트너는 다만, 머스크의 발표는 유가에 일부 열기를 뺐다며 다국적 해상 함대의 선박 보호는 이 지역의 해상 교통을 회복하기 위한 긍정적인 신호라고 해석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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