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9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주식이 소폭 하락한 가운데 채권과 달러화는 혼조 흐름을 보였다.

올해는 주식과 채권, 외환까지 가릴 것 없이 유독 변동성이 극심한 한 해였으나 마지막 거래일은 차분하게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넘어서지 못했으나 올해 24% 이상 올랐다.

뉴욕 채권시장은 혼조세로 마무리 지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속에 단기물 금리는 하락한 반면 중장기물은 상승으로 마감했다.

이런 가운데 10년물 금리는 올해 16년래 최고치를 찍은 뒤 두 달 만에 120bp나 급락하는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다 결국 작년 종가와 정확히 같은 자리에 머무르는 진풍경도 보였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혼조를 보이며 올해를 마감했다.

올해 미국 국채금리가 극도의 변동성을 보이면서 달러화 가치도 덩달아 출렁거렸던 점이 눈에 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산정한 달러인덱스는 작년 종가보다 2% 하락한 101선에서 올해를 마쳤다.

뉴욕 유가는 올해 마지막 거래일 소폭 하락했으나 배럴당 70달러를 웃도는 수준에서 마감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 중서부 지방의 제조업 활동은 크게 하락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에 따르면 12월 시카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9를 기록해 전달의 55.8에서 급락했다. 이날 수치는 시장의 예상치인 50.0도 하회했다. 수치가 50 아래로 떨어지면서 해당 지역 제조업 경기는 위축 국면으로 돌아섰다.

뉴욕증시는 2024년 1월 1일 새해 첫날 연휴로 휴장할 예정이며 1월 2일에 2024년 첫 거래를 시작한다.


◇주식시장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56포인트(0.05%) 하락한 37,689.5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3.52포인트(0.28%) 밀린 4,769.8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83.78포인트(0.56%) 하락한 15,011.35로 거래를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이번 주까지 9주 연속 올랐다. 다우와 나스닥은 2019년 이후 가장 오랫동안, S&P500지수는 2004년 이후 가장 오랫동안 오른 것이다.

S&P500지수는 역대 최고치인 지난해 1월 3일 기록한 4,796.56을 넘어서진 못했으나 올 한해 24.23% 올랐다.

올해 들어 다우지수는 13.70% 올랐고, 나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43.36% 상승했다.

연준의 내년 금리 인하 기대감에 랠리를 보여온 지수는 고점 부담에 오름폭을 축소해오다 이날 하락 마감했다.

그러나 시장 분위기를 망칠 악재가 없는 만큼 올해도 산타 랠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는 유지되고 있다.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 연휴 직후부터 새해 첫 2거래일간 주가가 오르는 경향을 말한다. 1950년 이후 해당 기간 S&P500지수는 평균 1.6% 올랐다. 현재까지 크리스마스 이후 해당 지수는 0.3%가량 올랐다.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미국 경제가 연착륙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선반영되면서 주가는 지난 10월 말 이후 랠리를 보여왔다. 같은 기간 10년물 국채금리는 5%를 웃돌던 데서 올해 3.9% 아래에서 마감했다.

올해 랠리는 대형 기술주 7종목인 '매그니피센트 7'이 주도했으나, 소형주를 모아둔 러셀2000지수가 12월 한 달간 12%가량 오르는 등 연착륙에 대한 기대는 소형주의 반등도 이끌고 있다. 러셀2000지수의 상승률은 12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헬스와 필수소비재를 제외한 9개 업종이 모두 하락했다. 부동산과 임의소비재, 통신 관련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엔비디아의 주가는 중국에서 판매할 게임용 반도체 칩을 출시할 것이라는 소식에도 전날과 같은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보잉의 주가는 중국 항공사들이 737맥스 여객기의 운항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소식에도 0.1% 오르는 데 그쳤다. 리프트의 주가는 노무라가 투자 의견을 내렸다는 소식에 3% 이상 하락했다. 전기차 업체 피스커의 주가는 3분기와 4분기 사이에 차량 인도량이 300% 이상 증가했다는 소식에 15%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S&P500지수가 조만간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내년 상반기 흐름은 고르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스콧 렌 선임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오늘 최고치를 경신하지 못하면 새해 며칠 내에 S&P500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내년 1분기는 고르지 못할 것이라며 S&P500지수가 자사 연말 전망치인 4,600~4,800의 상단에서 거래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이 내년 연준의 금리 인하 전망과 관련해 "너무 낙관적이다"라며 연준이 내년 2~3회 가량의 금리인하에 나서는 데 그칠 것이라는 점에서 "시장이 너무 많은 인하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네상스 매크로 리서치의 케빈 뎀터 기술적 분석가는 "내년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상태에서 한 해를 시작할 것이라는 점에서 1분기에 얕은 조정이나 약한 하락세를 예상한다"면서도 "하락세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모멘텀 신호를 고려하면 앞으로 6~12개월 동안 소형주가 크게 올라 대형주 대비 아웃퍼폼할 것을 시사하지만, 그렇다고 대형주를 던져야 할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86.6%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72.8%,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13.9%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02포인트(0.16%) 하락한 12.45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3.09bp 오른 3.88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27bp 내려간 4.254%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4.17bp 뛴 4.036%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43.7bp에서 -37.3bp로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이날 미국 채권시장은 새해 첫날 연휴를 맞아 오후 2시에 조기 폐장했다.

장 초반 매도 우위 흐름이 지배적이던 미국 국채시장은 오후 들어 만기별로 방향이 엇갈렸다.

단기물은 국채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중장기물은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장단기 스프레드(금리격차)가 좁혀지는 방향으로 올해 마지막 거래일을 마감했다.

이에 따라 장단기 금리의 마이너스 역전폭도 지난 6일 이후 처음으로 -40bp보다 좁혀졌다.

연준이 더 빠르게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관측에 만기별로 투자자들의 대응이 달랐던 것으로 보인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단기물은 더 사들인 반면 그간 금리하락세가 가팔랐던 중장기물은 연말을 맞아 포지션을 정리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채권금리 하락 속도가 너무 빠르다는 경계감도 커지고 있어 시장이 내년 1월에도 채권금리를 빠르게 끌어내릴지는 미지수다.

미국 국채금리는 연간 종가 기준으로 작년 종가와 거의 비슷한 수준에서 올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10년물의 경우 작년 종가는 3.880%였다. 이날 10년물 금리 종가와 0.001bp 차이다.

2년물은 작년 종가가 4.4237%로 현재 레벨과 17bp 정도 차이가 났다.

내년에도 미국 국채금리가 하락세를 이어가겠지만 낙폭이 커질수록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세븐스리포트리서치의 톰 에사예 설립자는 "10년물 국채금리가 지지선인 3.75%를 뚫고 내려가 3.00%까지 도달한다면 투자자들은 이를 경기침체 신호로 해석하게 될 것"이라며 "채권금리 하락이 올해처럼 주가를 부양하는 역할은 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표된 12월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제조업 활동 지수는 전달 대비 급락하며 험난한 새해를 예고했다.

공급관리협회(ISM)-시카고 연은에 따르면 12월 시카고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6.9를 기록했다.

지난 11월 55.8을 기록하며 1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뛰어올랐던 시카고 제조업 PMI는 한 달 만에 급락했다. 12월 수치는 월스트리트저널(WSJ) 예상치인 50.0도 하회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주요국 외환시세 화면(화면번호 6411번)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40.978엔으로 전일 뉴욕장 종가 141.360엔보다 0.382엔(0.27%)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0390달러로 전일 뉴욕장 종가 1.10640달러보다 0.00250달러(0.23%) 내렸다.

유로-엔 환율은 155.66엔을 기록하며 전장 종가 156.44엔보다 0.78엔(0.50%)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일 뉴욕장 종가 101.207보다 0.121포인트(0.12%) 오른 101.328에 마감했다.

달러화 가치는 올해, 특히 하반기 과격한 변동성을 보여줬다.

달러인덱스 기준으로 7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99.55에서 107.34까지 가파르게 오르기도 했다. 이 기간 11주 연속 상승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과속 우려 속에 10월 한 달 숨 고르기를 하던 달러인덱스는 11월 들어 미국 국채금리가 급락하면서 덩달아 하방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지난 두 달간 달러인덱스는 하반기 상승분을 거의 반납할 만큼 이례적으로 빠르게 내려갔다.

이는 연준의 입장에 따라 미국 국채시장이 출렁거린 데서 비롯한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3분기만 해도 '고금리 장기화'를 연일 언급하며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계속 확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달 중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예상과 달리 비둘기파적으로 기조를 틀자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를 빠르게 자산에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이같은 달러화 변동성은 달러-엔 환율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달러-엔 환율은 7월 초 137.243엔을 저점으로 오름세를 타더니 11월 중순 올해 고점인 151.940엔까지 단숨에 뛰었다. 하지만 미국 국채금리의 하락세와 맞물리면서 달러-엔 환율도 어느새 141엔 초반까지 내려선 상황이다.

달러인덱스는 2020년 이후 처음으로 연간 기준 하락 마감했다. 올해 종가는 작년 종가보다 2.04% 하락했다.

스위스쿼트의 아이펙 오즈카르데스카야 분석가는 "달러화 가치가 내년 몇 주 사이에 주요 통화 대비 가치를 회복하더라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며 "내년 초에도 달러화는 강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엔화의 약세 흐름은 올해도 이어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가치는 주요 10개국 통화 가운데 올해 가장 저조한 모습이었다"며 "3년 연속 이같은 흐름"이라고 전했다.

아오조라은행의 모로가 아키라 수석 시장 전략가는 "올해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활발했던 시기였다"며 "이 때문에 달러화가 뛴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2센트(0.17%) 하락한 배럴당 71.6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3월 인도 브렌트유 가격도 11센트(0.14%) 밀린 배럴당 77.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WTI 가격은 4분기에만 21.08% 하락해 올 한해 10.73% 떨어졌다.

브렌트유도 4분기에 18% 가까이 떨어지며 한 해 동안 10.32% 하락했다. 올해는 WTI와 브렌트유 모두 2020년 이후 첫 하락세를 보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 플러스(+) 산유국 협의체가 올해도 추가 감산에 나서 유가 하락을 방어했으나 중국의 경기 회복세가 예상만큼 빠르지 않은 데다 미국의 원유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유가는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다만 하반기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하며유가 낙폭을 제한했고, 최근 들어서는 홍해 일대의 물류 불안이 고조되며 유가 하락을 방어했다.

XM의 마리오스 하드키리아코스 선임 투자 애널리스트는 보고서에서 투자자들은 "내년 원유 시장이 과잉 공급과 수요 부진에 시달릴 위험에 초점을 두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OPEC+ 산유국들이 생산을 억제하고 가격을 지원하기 위해 (올 한해) 지속적인 조치를 단행했으나, 원유 생산량이 기록적인 수준으로 늘어난 미국에 점유율을 뺏길 수 있다는 점에서 OPEC+ 산유국들이 (앞으로) 더 오래 같은 전략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2대 산유국인 앙골라가 이달 중순 OPEC 회원국에서 탈퇴하면서 OPEC+ 산유국 협의체의 자발적 감산 노력이 내년에도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바 있다.

앙골라는 그동안 산유국 협의체가 정한 감산 쿼터에 불만을 표출해왔으며, 결국 OPEC을 탈퇴해 쿼터를 지키지 않는 쪽을 택했다. 이 때문에 내년 1분기까지 산유국들의 자발적 감산 조치가 지속되더라도 이후에는 협의체 차원의 감산 합의가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OPEC+ 산유국들은 일단 내년 1분기까지 하루 220만배럴의 원유를 자발적으로 감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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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채권 기사의 시세는 현지 시간 오후 3시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마감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뉴욕채권 마감가는 오전 7시30분 송고되는 '[美 국채금리 전산장 마감가]' 기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06시 45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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