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2024년 첫 거래일인 2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고점 부담이 시장을 짓누르는 가운데 한 해를 시작했다.

뉴욕증시는 2024년 첫 거래일에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애플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2024년 새해 첫 거래일에 미국 국채가격은 동반 하락했다. 작년 연말 강력한 랠리 이후 고점 부담이 커지면서 반발 매도 심리가 우위를 점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시장 참가자들이 이번 주에 나올 12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에 주목하면서 강세를 보였다. 새해 첫 거래일, 휴장을 마치고 재개한 외환시장은 일본 지진에 따른 엔화 약세를 반영했다.

뉴욕유가는 홍해에서 후티 반군과 미군의 교전 소식 이후 홍해에서의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새해 첫 거래일에 하락했다.

고점 부담이 시장 전반을 누르는 하루였다. 지난해 마지막 두 달간 증시와 채권시장 모두 강력한 랠리를 보였던 만큼 연말 연휴를 끝내고 시작된 첫 거래일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투자자들은 특히 애플의 주가 하락 속에 연초 차익실현 압박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했다. 또한 국채금리가 오름세를 보인 점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새해 첫 거래일에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대형 기술주가 일제히 조정을 받았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제조업 지표는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마킷) 글로벌에 따르면 12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7.9로 집계돼 11월의 49.4보다 낮아졌다. 이날 수치는 앞서 발표된 예비치인 48.2도 밑돌았다. 제조업 지표는 50을 밑돌면서 위축세를 유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3월 첫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은 80%가량으로 지난 29일의 90% 수준에서 하락했다. 3월 금리 동결 가능성은 20%가량으로 직전의 11% 수준에서 상승했다.

다음날 예정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발표를 앞두고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5.50포인트(0.07%) 오른 37,715.04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7.00포인트(0.57%) 떨어진 4,742.8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45.41포인트(1.63%) 밀린 14,765.94로 장을 마감했다.

애플은 바클레이즈가 애플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neutral)'에서 매도에 해당하는 '비중축소(underweight)'로 하향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애플의 주가는 3.6% 하락했다.

바클레이즈는 애플에 대한 목표가는 기존 161달러에서 160달러로 하향했다. 이는 지난 금요일 종가 대비 17%가량 낮은 수준이다. 바클레이즈는 아이폰15의 중국 판매 부진 등을 이유로 투자 의견을 이같이 수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아마존, 알파벳의 주가가 모두 1% 이상 하락했고, 메타와 엔비디아는 2% 이상 떨어졌다.

S&P500지수 내 기술 관련주가 2% 이상 하락하고, 산업, 임의소비재, 통신, 자재 관련주도 약세를 보였다. 반면 에너지, 헬스, 유틸리티, 필수소비재 관련주는 1% 이상 상승했다.

개별 종목 중에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인 ASML홀딩의 주가가 5% 이상 하락했다. 네덜란드 정부가 ASML의 일부 반도체 제조 장비의 대중 수출을 금지했다는 소식이 나왔기 때문이다.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차량 인도량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에도 약보합세로 거래를 마쳤다.

테슬라는 지난해 4분기에 48만4천507대의 전기차를 인도했다. 이는 팩트셋이 집계한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47만3천대를 웃도는 수준이지만, 중국의 비야디가 같은 기간 52만6천409대를 판매해 처음으로 테슬라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트코인 가격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승인할 것이라는 기대에 오름세를 보이면서 관련주로 꼽혀온 마이크로스트래터지의 주가가 8% 이상 올랐다. 그러나 최근 급등세를 보여온 암호화폐 채굴업체 마라톤 디지털의 주가는 2% 이상 하락했다. 코인베이스의 주가도 10% 가까이 하락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지난해 연말과 같은 강한 랠리 후에 주가가 조정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인터렉티브 브로커스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작년 연말 랠리는 "너무 강력해서 어떤 펀드 매니저도 옆에 물러나 있을 여유가 없을 정도였다"라며 이를 강한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뒤처짐의 공포)', 혹은 '모든 것의 랠리(everything rally:모든 것이 다 같이 오르는 현상)'라고 표현했다.

그는 그러나 "크게 오른 후, 이러한 상승은 건강하지 않을뿐더러, 약간의 조정을 보는 것 즉 약간의 차익실현이 나오는 것도 이례적이지도 않다"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80.4%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인하 가능성은 71.9%, 0.50%포인트 인하 가능성도 8.5%로 나타났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75포인트(6.02%) 오른 13.20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6.81bp 오른 3.949%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7.88bp 뛴 4.333%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4.62bp 상승한 4.082%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37.3bp에서 -38.4bp로 소폭 늘어났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고점 부담 속에 차익을 실현하려는 움직임이 채권금리를 밀어 올리고 있다. 주가나 국채가격을 휘두를 만한 뚜렷한 재료는 없는 상황에서 고점 부담이 투심을 짓누르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작년 마지막 두 달간 총 105bp나 하락했다. 앞서 두 달과 비교해 23.4%나 내려간 수치다.

단기간에 금리가 급격히 움직였던 만큼 반대 방향으로 투자하려는 심리도 자극받기 쉬운 상황이다. 반발 매도 심리가 어느 정도 진정되면 시장은 다시 방향성을 탐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 관심이 모이는 사안 중 하나는 무위험 금리(Secured Overnight Financing Rate·SOFR)다. 지난주 5.4%를 기록하며 2018년 도입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마지막 두 달간 미국 국채금리는 가파르게 하강 곡선을 그렸지만, 하루짜리 초단기 자금조달 금리는 오히려 가파르게 뛰었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12월 FOMC 회의에서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이와 별도로 양적 긴축(QT)을 지속하기로 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과거 레포 금리가 10%까지 치솟았을 때처럼 금리 발작과 같은 유동성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BTIG의 톰 디 갈로마 글로벌 금리 트레이딩 공동 총괄은 "현재 미국 국채시장을 짓누르는 질문 중 하나는 SOFR 금리가 어느 정도로 다시 안정될 것인지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씨티그룹이 보고서를 내고 SOFR이 국채시장과 다르게 상승하고 있다는 점에 경고음을 내기도 했다. 재무부가 국채 발행량을 줄이지 못하는 가운데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축소하는 상황이 맞물리면서 올해 1분기 자금시장이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도 초단기 자금조달 금리의 상승은 앞으로 자금 시장이 맞닥뜨린 유동성 리스크의 예고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주 공개되는 12월 FOMC 회의 의사록도 시장이 주목하는 변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달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비둘기파적으로 돌아선 발언을 쏟아냈지만, 실제 연준 위원들이 회의에서 어떤 의견을 냈는지에 따라 시장은 채권가격을 재산정하려 들 수 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1.960엔으로, 전거래일 뉴욕장 마감가 140.978엔보다 0.982엔(0.69%) 올랐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420달러로, 전거래일 마감가 1.10390달러보다 0.00970달러(0.88%) 하락했다.

유로-엔 환율은 155.36엔으로, 전거래일 155.66엔보다 0.30엔(0.19%)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1.328보다 0.89% 오른 102.228을 기록했다.

새해 첫날 휴장을 지나는 동안 나온 일본 지진 소식에 엔화는 약세를 보였다.

지난 1일 일본 서해안 지역에서 진도 7.6 규모의 강한 지진이 발생해 엔화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일본 혼슈 중부 이시카와현 노토(能登) 반도에서 발생한 이번 지진으로 최소 48명이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오전에 장초반 142엔대로 오른 141엔대로 상승폭은 제한됐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주에 나올 미 연준 의사록과 12월 미국 비농업 고용지표를 기다리고 있다.

고용 지표는 연준 예상대로 계속 둔화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에 따르면 12월 비농업 고용지표는 17만명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지난 11월 19만9천명 증가보다 줄어든 수준이다.

12월 실업률은 3.8%로 예상돼 지난 11월 3.7%보다 약간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금융시장은 여전히 미 연준이 올해 3월부터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1월에는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89.1%로 높게 반영됐고, 3월에는 25bp 금리인하 확률이 70.4%로 가장 높게 반영됐다.

3월에 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21.4%, 50bp 인하 가능성은 8.2%로 나타났다.

삭소뱅크 전략가들은 "일본에서 진도 7.6의 강한 지진이 발생하면서 엔화는 대부분의 주요 통화 대비 약세를 보였다"며 "이는 2024년에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고, 일본은행은 완화정책을 포기하는 정책 역전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대비 엔화가 강세를 보였던 부분을 축소했다"고 분석했다.

삭소뱅크는 "현재 엔화 약세에도 달러-엔 환율은 140~145엔대 범위에 머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XS닷컴의 라니아 굴 시장 애널리스트는 "2024년 시장의 주된 요인은 연준이 금리인하를 계속 가격에 반영할지, 연준이 통제력을 잃고 정책 실수를 했는지 여부"라고 언급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27달러(1.77%) 하락한 배럴당 70.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지난 31일 홍해에서의 교전 소식 이후 연초 이란 구축함이 홍해에 진입했다는 소식에 한때 2% 이상 올랐으나 반락했다.

WTI 가격은 장중 2.78% 오른 배럴당 73.64달러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날까지 WTI 가격은 4거래일 연속 하락해 지난달 13일 이후 최저 수준에서 마감했다.

지난달 말 홍해에서 운행을 재개한 덴마크 해운사 머스크의 항저우호가 홍해 남쪽을 지나는 도중 미사일 공격을 받아 긴급 구조를 요청했다. 이후 미군이 구축함을 급파해 후티 반군의 고속단정 여러 척을 격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티 반군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에 개입한 이후 미군과 예멘 반군 선박이 직접 교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공격은 해운업체 머스크가 반군의 공격을 이유로 지난달 15일 홍해 항행을 일시 중단했다 2주 만에 운행을 재개하자마자 일어난 일이다.

머스크는 선박 공격에 대한 조사와 상황 평가를 위해 향후 48시간 동안 홍해 항로 운항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중동 불안에 유가가 연일 오르락내리락하는 가운데, 이란 구축함이 홍해에 진입했다는 소식은 유가 상승을 더욱 부추겼다.

전날 이란 언론은 이란 해군 94함대 소속의 1천550t급 구축함 알보르즈호가 예멘 근해 바브 알만데브 해협을 통과해 홍해에 진입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구축함의 파견은 일상적 작전으로 알려졌으나 예멘 반군 후티와 미군과의 교전 직후인 점을 고려할 때 미군과 이란이 홍해에서 직접 충돌할 위험에 유가는 해당 소식에 일시 급등했다.

그러나 여전히 연초 공급 과잉에 대한 우려는 유가의 상승을 억제하고 있다. 특히 주말 발표된 중국의 경제 지표 부진이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지난달 31일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중국의 12월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0으로 집계돼, 직전월보다 0.4포인트 하락했다. 12월 수치는 3개월 연속 50을 밑돌아 석 달째 경기가 위축 국면임을 시사했다.

XM은 보고서에서 "세계 경기 둔화세와 미국의 원유 생산이 역대 최고 수준인 점을 고려할 때 (원유) 수요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이 때문에 "(가격) 회복세는 제한적이고 단기적일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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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채권 기사의 시세는 현지 시간 오후 3시 기준으로 작성된 것으로 마감가와 다를 수 있습니다. 뉴욕채권 마감가는 오전 7시30분 송고되는 '[美 국채금리 전산장 마감가]' 기사를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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