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8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기대 인플레이션이 둔화했다는 소식에 비둘기파적 투자심리를 되살렸다.

뉴욕증시는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기술주의 반등에 상승했다.

미국 국채금리는 장 초반 보합권을 오르내리다 하방으로 방향을 정하며 장을 마쳤다. 기대 인플레이션이 3년래 최저 수준을 기록하며 미국 주가지수가 강력하게 상승하자 채권시장도 금리 하락으로 동조하는 모습이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보였다. 지난주에 발표된 미국 고용보고서에서 고용시장이 견조한 양상을 보였지만 올해 금리인하 기대가 이어지자 달러 매도가 우세해졌다.

뉴욕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가격 인하 소식에 급락했다.

이날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이 집계하는 소비자들의 미래 인플레이션 전망치를 반영하는 장단기 기대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 연은의 작년 12월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3%로 2021년 1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3년 기대 인플레이션도 2.6%로, 전월치인 3%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시장의 시선은 이제 미국 12월 CPI로 옮겨가고 있다.

지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이후 연준의 올해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커졌으나 최근 들어 이러한 기대가 과도하다는 우려도 강화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12월 CPI를 통해 이러한 기대가 충족될지 확인하고 갈 것으로 보인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4% 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는 1주일 전에 90%까지 올랐던 데서 크게 낮아진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바에 따르면 이코노미스트들은 12월 CPI가 전달보다 0.2% 오르고,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3.3% 오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전달의 0.1% 상승과 3.1% 상승에 비해 오름폭이 강화된 것이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음식료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달보다 0.2% 올라 전달의 0.3%에서 둔화하고, 전년 대비로는 3.8% 올라 전달의 4.0%에서 둔화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혼재된 물가 지표는 유가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추세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경우 연준의 연내 금리 인하는 기정사실이 될 전망이다. 다만 인하 시기와 속도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미국 12월 고용추세지수(ETI)는 전달 대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콘퍼런스보드는 이날 미국 12월 ETI가 113.15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월 수정치인 112.48보다 소폭 상승한 수치다.

ETI는 고용시장을 보는 선행지수다. 지수가 상승하면 고용이 증가할 가능성이 크고 지수가 하락하면 고용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16.90포인트(0.58%) 오른 37,683.01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66.30포인트(1.41%) 상승한 4,763.54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319.70포인트(2.20%) 뛴 14,843.77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12월 물가 지표와 주 후반부터 본격 시작되는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 등을 주시하고 있다.

개장 초부터 다우에 편입된 보잉의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다우지수를 끌어내렸으나 애플과 엔비디아 등 기술주가 반등하면서 주가가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보잉의 주가는 최근 이륙 직후 여객기 동체에 구멍이 난 737 맥스9 기종의 운항 금지 소식에 8% 이상 하락했다.

애플 주가는 혼합현실(MR) 헤드셋 비전 프로를 오는 2월 2일 미국에서 출시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2% 이상 올랐다. 애플은 6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에버코어ISI는 급락한 애플을 저점 매수할 때라고 조언했다.

엔비디아 주가도 이날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기술주의 반등을 이끌었다.

엔비디아는 중국용 반도체 칩의 대량 생산을 오는 2분기부터 시작할 계획이다. 이 같은 소식에 주가는 6% 이상 올랐다.

역사적으로 새해 첫 5거래일간 주가 움직임이 그해의 성과와 상당한 상관관계를 지닌다는 분석도 나왔다.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500지수의 새해 첫 5거래일과 그해 나머지 기간의 주가 수익률 간의 상관관계는 69%에 달했다. 주가가 첫 5거래일간 오르면 그해에 대체로 주가가 올랐다는 의미다. 새해 첫 5거래일인 이날까지 S&P500지수는 0.13%가량 하락했다.

UBS가 S&P500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5,000으로 상향했다는 소식도 나왔다. 이는 금요일 종가 대비 6.5%가량 더 높은 수준이다.

S&P500지수 내 유가 급락에 에너지주를 제외한 10개 업종이 모두 올랐다. 기술주가 2% 이상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고, 임의소비재, 통신, 부동산 관련주도 1% 이상 올랐다.

보잉의 737 맥스9 기종의 운항 금지 소식에 관련주들도 동반 하락했다. 보잉의 납품업체인 스피릿 에어로 시스템스의 주가는 11% 이상 하락했다.

아메리칸 이글의 주가는 지난 4분기 영업이익 가이던스를 상향했다는 소식에 6% 이상 올랐다.

머크앤코가 암 제약업체 하푼 테라퓨틱스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하푼의 주가가 112%가량 올랐다.

존슨앤드존슨이 임상 단계 제약업체 암브렉스 바이오파머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암브렉스의 주가가 100% 이상 상승했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최근의 하락세와 금리 하락이 투자자들에게 시장에 진입할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다.

LPL파이낸셜의 애덤 턴퀴스트 수석 전략가는 지금은 "같은 위험을 가진 (작년과) 같은 강세장"이라며 "지난주의 (주가) 하락은 이날 10년물 금리의 하락과 함께 투자자들에게 기술주에 진입할 충분한 자신감을 줬다"고 진단했다.

그는 "간단히 말해, 주식이 과매수됐고, 금리는 과매도됐다"라며 "이제 양방향으로 약간 반등할 핑곗거리가 있으며, 현 시점에서는 크게 우려할 것이 없다"라고 말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63.8%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60.9%, 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2.9%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7포인트(2.02%) 하락한 13.08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3.52bp 하락한 4.006%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3.72bp 떨어진 4.350%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2.36bp 내린 4.17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34.6bp에서 -34.4bp로 거의 같았다.

이날 장 초반 미국 국채는 보합권에서 좁게 오르내리며 숨을 고르고 있었다. 지난주 금리가 빠르게 올랐던 만큼 주요 지표 발표를 앞두고 경계하는 모습이었다. 지난주 10년물 국채금리의 경우 16.3bp 상승해 주간 상승폭 기준으로 작년 10월 20일로 끝난 일주일 이후 가장 크게 올랐었다.

하지만 오후 들어 국채금리는 하방으로 방향을 굳혔다. 이날 발표된 기대 인플레이션이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비둘기파적 투자심리에 힘이 실렸다.

뉴욕 연은은 이날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집계한 작년 12월 1년 기대인플레이션이 3%였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 2021년 1월 이후 거의 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직전월 수치인 3.4%에서도 큰 폭으로 둔화했다.

3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6%로, 전월치인 3%보다 0.4%포인트 낮았다. 5년 기대인플레이션은 2.5%로, 전월치 2.7%보다 둔화했다.

기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지표로 이용된다. 장단기 기대 인플레이션이 모두 하락한 점은 인플레이션이 계속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을 뒷받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대 인플레이션의 둔화는 채권시장보다 증시가 더 강하게 반기는 분위기였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이날 2% 넘게 급등했다. 이에 채권시장도 금리 하락으로 보조를 맞추는 모습이다.

시장에선 다시 한번 낙관론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솔리타 마르셀리 미주 지역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우리의 기본 시나리오는 미국이 경기침체를 피하고 인플레이션이 하반기까지 연준의 목표치에 도달하는 한편 연준이 연착륙을 위해 기준금리를 100bp 인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셀리는 "미국의 성장 역풍이 더 많은 예방적 저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작아 보인다"며 "인플레이션은 더 점진적인 속도로 둔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연준 당국자들의 연설에도 시장의 초점이 모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연준 위원들은 기준금리 인하 필요성엔 공감했으나 인하 시기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논하지 않았다.

오는 10일에는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11일에는 토마스 바킨 리치먼드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4.155엔으로, 전거래일 뉴욕장 마감가 144.745엔보다 0.590엔(0.40%)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500달러로, 전일 1.09400달러보다 0.00100달러(0.09%) 올랐다.

유로-엔 환율은 157.90엔으로, 전장 마감가 158.34엔보다 0.44엔(0.28%)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461보다 0.20% 하락한 102.255를 나타냈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주에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견조한 점을 확인했지만 여전히 금리인하 전망에 무게를 뒀다.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에 달러화는 점차 약세로 돌아섰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1월은 금리 동결 기대가 95.3%로 기정사실화됐다. 오는 3월 25bp 금리인하 확률은 60.9%로 이전보다 약간 낮아졌지만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시장참가자들의 시선은 고용지표에서 이번주에 나올 소비자물가지수(CPI)로 옮겨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에서 12월 CPI는 전년대비 3.3%, 전월대비 0.2% 올라 직전월보다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근원 CPI 전망치는 전년동월대비 3.8%, 전월대비 0.2%로 직전월보다 완화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장중 143.65엔대로 저점을 낮춘 후 144엔대 초중반에서 거래됐다.

미 연준의 금리인하 시기는 종전의 예상보다 더 늦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는 이날 애틀랜타 로터리클럽 오찬 행사에서 "3분기 초에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반복해서 말했다.

이와 함께 "고용시장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를 더 면밀히 관찰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엔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대도 뚜렷하다.

미국 투자기관 인베스코의 폴 잭슨 자산분배 분석 총괄은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올해 10% 상승하면서 달러-엔 환율이 125엔을 하향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잭슨은 "일본은행(BOJ)이 통화정책 정상화에 착수하고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도 통화완화에 동참하면 엔화가 상당히 강세를 보일 수 있다"며 "달러화 대비 엔화 가치가 10% 이상 오르는 것은 쉽게 달성될 것"이라며 내다봤다.

유로-달러 환율은 이날 오전 1.097달러대로 고점을 높였다.

달러화 약세가 두드러지면서 유로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달러보다 강세를 보였다.

단스케 방크 리서치는 ECB가 시장 가격에 반영된 것보다 늦은 오는 6월에 첫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스케 방크는 "ECB가 올해 25bp씩 3회 금리인하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유로존 지표는 별로 좋지 않았다.

유럽연합(EU) 통계 당국인 유로스타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유로존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0%를 밑돌았다.

유로존 소매판매가 감소세를 보인 것은 지난해 8월 이후 석 달 만이다.

유니크레딧 리서치의 전략가들은 "예상보다 강한 미국 고용지표에서 달러화가 크게 지지되지는 못한데다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확신이 유지되면서 하락할 위험이 커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시장이 올해 너무 많은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연준보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잉글랜드은행(BOE)에 대한 기대를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략가들은 "이런 시나리오는 유로-달러, 파운드-달러 환율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하지만 두 통화 환율이 각각 1.10달러와 1.28달러를 크게 웃돌 정도로 상승 잠재력이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3.04달러(4.12%) 하락한 배럴당 70.7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지난 11거래일 중의 8거래일간 하락했다.

중동 지역의 불안에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가격을 인하한 것이 수요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지난 일요일 최대 시장인 아시아를 포함해 모든 지역의 원유 가격을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아람코는 아시아에서 주력 제품인 아랍 경질유를 포함한 여러 등급의 사우디산 원유의 2월 가격이 오만·두바이 지역 벤치마크의 1월 가격 수준보다 배럴당 2달러 인하될 것이라고 밝혔다.

XM의 마리오스 하드키리아코스 선임 투자 애널리스트는 마켓워치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주요 산유국이 가격을 내릴 때는 수요 환경이 약화할 것에 대한 우려를 시사한 것이거나 미국과 같은 해외 산유국들이 점유율을 잠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프라이스 퓨처스 그룹의 필 플린 선임 시장 애널리스트도 "가격 인하가 감산 국면에서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한 시도일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은 경제가 둔화하는 분명한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홍해를 둘러싼 물류 불안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플린 애널리스트는 현재로서는 "지정학적 위험이 공급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만약 그렇더라도 수요가 약해서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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