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9일(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시장을 자극할 만한 재료가 부족했던 가운데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전반적으로 경계감을 드러냈다.

뉴욕증시는 이번 주 예정된 지난 12월 CPI 발표를 앞두고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금리는 물가 지표를 앞두고 좁게 움직이며 경계감을 드러냈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강세를 보였다. 3월 25bp 금리인하 기대가 완화됐지만 올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는 여전히 자리를 잡고 있다.

하지만 이번 주에 나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은 미 달러화를 지지했다.

뉴욕유가는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세와 공급에 대한 우려 속에 상승했다.

현재 뉴욕 금융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좌우하는 만큼 변수가 될 수 있는 지표는 경계감을 갖고 주시하는 분위기다.

투자자들은 12월 CPI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는 이전보다 크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60%를 웃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3월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34.3%까지 높였다. 금리인하 가능성은 65.7%로 반영됐다.

앞서 90%를 넘어섰던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어느새 60%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소비자 물가가 둔화하더라도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리는 것은 또 다른 문제라는 게 인식이다.

이코노미스트들은 CPI가 전년 대비 3.2% 올라 전달의 3.1%보다 상승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근원 CPI는 전년 대비 3.8% 상승해 전달의 4.0%에서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지 않을 경우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는 축소되고 연준의 관망세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전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 2%를 향해 가는 중이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며, 제약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전날 연설에서 추가 금리 인상 없이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수 있다며 기존의 매파적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그는 또한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지속해 둔화한다면 결국 통화정책이 과도하게 긴축적으로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게 적절하다"라면서도 "우리는 아직 그 지점에는 도달하지 않았다"며 시장의 조기 금리인하 기대에 선을 그었다.

이러한 당국자들의 발언은 시장의 금리 인하가 과도할 수 있다는 우려를 높인다.

이날 마이클 바 연준 부의장도 공개 발언에 나섰지만, 기준금리 향방에 대해서도 별도로 언급하지 않았다.

바 부의장은 지난해 3월 실리콘밸리 은행(SVB)의 파산 이후 은행들의 도산을 막기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한 긴급 대출 프로그램 '은행기간대출프로그램(BTFP)'이 1년 시한이 끝나는 3월에 연장 없이 종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경제 연착륙이 불확실하다는 의견은 여전히 나오고 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미국 폭스비즈니스에 출연해 미국 경제가 골디락스를 보일 것이라는 시나리오에 회의적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직 연착륙이 안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가벼운 경기 침체일 수도, 심한 경기 침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성장률은 2.4%에 그쳐 작년의 2.6%에서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3년 연속으로 성장률이 둔화한 것이다. 미국의 성장률은 올해 1.6%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중국은 4.5%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지난해 11월 미국 무역적자는 632억달러로, 전월 대비 13억달러(2.0%) 감소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647억달러 적자를 밑돈 수준이다.

수입과 수출은 모두 1.9%씩 줄었다. 역내 소비가 둔화하고, 대외 경제도 성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7.85포인트(0.42%) 하락한 37,525.16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7.04포인트(0.15%) 떨어진 4,756.50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13.94포인트(0.09%) 오른 14,857.71로 장을 마감했다.

3대 지수는 최근 반등을 모색해왔으나 연초의 하락세를 되돌리진 못한 상태다.

나스닥지수는 3거래일 연속 올랐으나 이 같은 반등에도 연초 이후 1.04% 하락했다. 같은 기간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0.44%, 0.28% 하락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 소식에 반도체 관련주들이 대체로 약세를 보였으나, 대형 기술주들이 연초 낙폭 과대에 따른 반발 매수로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지난주 자사 고객들이 한 주간 21억달러어치의 주식을 매각했다며 이는 주간 기준으로 지난해 7월 이후 최대였다고 전했다.

지난주 헤지펀드들의 주식 매각은 7주 연속으로 나타났으며, 상장지수펀드(ETF)의 주식 매각은 지난해 1월 이후 최대 규모였다.

S&P500지수 내 11개 업종 중에서 에너지,자재, 유틸리티, 부동산, 금융 관련주가 하락하고, 기술, 필수소비재, 통신, 헬스 관련주가 올랐다.

게임소프트웨어 업체 유니티 소프트웨어의 주가는 직원의 25%가량을 감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나온 가운데 8% 가량 하락했다.

넷플릭스 주가는 씨티가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내렸다는 소식에 0.6%가량 하락했다.

네트워킹 하드웨어 업체 주니퍼 네트웍스의 주가는 휴렛 패커드 엔터프라이즈의 인수설에 21% 이상 올랐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시장의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카슨웰스의 소누 바르세스 매크로 전략가는 마켓워치에 연준의 행보가 여전히 시장의 가장 큰 재료라며 "3월이 확실하다고 말하기에는 아직 멀었으며, 시장이 (이러한 불확실성을)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로 넘어가면서 세금 관련 차익실현 매물도 나오고 있으며, 월가가 지난해 말 올해 금리 인하 속도와 시기에 대해 과도하게 낙관적이었다는 판단도 매물을 초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32포인트(2.45%) 하락한 12.76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0.92bp 오른 4.01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2.49bp 상승한 4.375%였다.

30년물 국채금리는 0.64bp 올라 4.180%로 마무리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34.4bp에서 -36.0bp로 확대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오는 11일 발표되는 미국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앞두고 굳이 큰 폭으로 움직이지 않으려 하는 채권시장 분위기다. 지난해 마지막 두 달간 가파르게 하락하며 4%를 밑돌았던 10년물 금리는 새해 들어 4% 위로 올라선 뒤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있다.

시장은 물가지표가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빠르게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 점도 갈수록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연준 당국자들의 경계성 발언도 국채금리의 하방을 받치는 요소다.

매파로 분류되는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전날 추가 기준금리 인상 없이 인플레이션이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직 그 시점에는 이르지 못했고 여전히 상당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래피얼 보스틱 미국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도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둔화해 연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향해 가고 있지만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잉걸스앤스나이더의 팀 그리스키 선임 포트폴리오 전략가는 "시장은 분명히 3월부터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면서 앞서 나갔다"며 "하지만 이는 연준이 무엇을 할지 안 할지에 대한 추측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리스키는 "연방 선물은 확실히 수익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움직일 것"이라며 "시장은 상황이 발생하면 앞서 나가려고 한 쪽에서 또 다른 방향으로 점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의 3년물 국채입찰에서 강한 수요가 확인됐다.

이날 미국 재무부에 따르면 520억달러 규모의 입찰에서 3년물 국채의 발행 금리는 4.105%로 결정됐다. 지난 6번의 입찰 평균치는 4.587%였다.

응찰률은 2.67배로 지난 6개월 평균치는 2.70배였다.

해외투자 수요인 간접 낙찰률은 65.3%로 나타났다. 지난 6개월 평균은 62.3%였다.

직접 낙찰률은 16.8%, 6개월 평균은 20.1%였다.

소화되지 않은 물량을 딜러가 가져가는 비율은 17.8%로 6개월 평균 17.7%와 거의 같았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이하 미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4.518엔으로, 전일 뉴욕장 마감가 144.155엔보다 0.363엔(0.25%) 상승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279달러로, 전일 마감가 1.09547달러보다 0.00268달러(0.24%) 내렸다.

유로-엔 환율은 157.93엔으로, 전장 157.92엔보다 0.01엔(0.01%)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255에서 0.28% 오른 102.546을 나타냈다.

달러-엔 환율은 한때 143엔대로 저점을 낮췄으나 144엔대를 회복하며 지지력을 보였다.

3월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기대는 누그러졌지만 올해 여러 차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점은 달라지지 않았다.

CME그룹의 페드와치툴에 따르면 미 연준이 3월에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은 62.7%로 반영됐다. 5월에도 금리인하에 무게가 실려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는 전월보다 줄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미국 무역수지 적자는 632억달러로, 전월대비 13억달러(2.0%) 감소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647억달러 적자를 밑돈 수준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주에 나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를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에서 12월 CPI는 전년대비 3.2%, 전월대비 0.2% 올라 직전월보다 약간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근원 CPI 전망치는 전년동월대비 3.8%, 전월대비 0.3%로 직전월보다 완화되거나 유지되는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인플레이션이 반등할 수 있다는 점은 금리가 높게 유지될 가능성을 의미하면서 달러화 지지 요인으로 꼽혔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1.0929달러대로 레벨을 낮췄다.

유로존의 지난해 11월 실업률이 6.4%로 직전월의 6.5%보다 낮아진 점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실업률이 낮게 나오는 것은 고용시장이 크게 둔화되지 않았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다만,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 위원인 프랑수아 빌레로이 드 갈라우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가 "놀라운 일이 없다면, 2024년이 첫 금리 인하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금리인하 기대는 유지됐다.

CPT마켓츠의 비카스 라크와니 CRO는 "목요일에 나올 예정인 12월 미국 CPI 인플레이션 지표가 미 달러의 흐름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연준이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줄면서 미 달러화는 현재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고용시장 지표는 경제가 더욱 탄탄하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지만 시장이 올해 여러 차례 연준의 금리인하를 예상하는 점은 달러화에 중기적인 위험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1.47달러(2.08%) 오른 배럴당 72.2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지난 3거래일 중에서 2거래일간 올랐다.

전날 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가격 인하 소식에 수요 둔화 우려가 부각되며 4% 이상 하락한 바 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중동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고, 리비아의 원유 공급 차질도 유가를 지지해 유가 하락이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지휘관이 숨지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에 이어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의 전면적 위험도 커지고 있다.

스톤엑스의 캔자스에너지팀은 보고서에서 이스라엘이 연초 올해에도 하마스와의 전쟁이 계속될 것이라고 경고한 이후 "이번 갈등이 원유 공급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지역 위기로 커질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초부터 시위대 영향으로 리비아 최대 유전이 가동 중단된 점도 유가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DBS은행의 수브로 사카 에너지 담당자는 "공급 측면에서 리비아 최대 유전의 가동 중단으로 하루 30만배럴의 생산이 영향을 받는 등 강세 요인들이 남아 있다"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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