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국제경제부 = 12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뉴욕 금융시장은 미국 도매 물가 상승률의 둔화에 주목했다. 전날 발표된 소비자 물가는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던 반면 생산자 물가는 예상치보다 더 둔화하면서 3월 기준금리 인하론이 다시 탄력받았다.

뉴욕증시는 기업들의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 시작된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미국 국채는 작년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둔화했다는 소식에 단기물 위주로 금리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단기물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에 더 민감하다.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지속된 만큼 연준이 조기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 있다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달러화 가치는 혼조세를 보였다. PPI가 월가 예상치보다 더 둔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3월 기준금리 인하론이 힘을 받은 영향이다. 달러화는 미국 기준금리 추이와 밀접하게 움직인다.

다만 달러화는 유로화에는 강세를 보였고 달러인덱스도 보합권에서 움직이다 소폭 상승한 채 장을 마쳤다.

뉴욕 유가는 중동 불안이 고조되며 소폭 상승했다.

이날 발표된 도매 물가는 하락세를 보여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를 낮췄다.

미국의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1% 상승을 밑도는 것으로 도매 물가는 3개월 연속 하락했다.

도매물가가 지속해서 하락한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자에 전가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추세적으로 하락할 것을 시사한다. 이번 지표는 전날 발표된 12월 CPI가 예상보다 강한 모습을 보인 이후 나왔다.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다시 커지면서 연준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10bp가량 하락한 4.16%에서 거래됐다. 10년물 금리는 2bp가량 밀린 3.94%를 나타냈다.

이에 따라 미국 국채 장단기 스프레드(금리 격차)도 빠르게 평탄화하고 있다. 스프레드는 -20bp를 밑돌면서 작년 11월 초 이후 가장 좁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 종가 기준 애플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가총액으로 올라섰다.

외신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시총은 2조8천900억달러로 2조8천700억달러의 애플을 누르고 주식시장의 제왕이 됐다.

이달 들어 마이크로소프트가 장 중 애플의 시총을 넘어선 경우는 있었다. 하지만 종가 기준으로 애플을 누른 적은 없었다.

애플은 2011년 석유기업 엑손모빌의 시총을 넘어서며 세계 최대 시총 기업이 된 이래 자리를 내준 적이 없었다. 이번 마이크로소프트의 왕좌 탈환으로 시장의 중심이 인공지능(AI)으로 넘어갔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주식시장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18.04포인트(0.31%) 하락한 37,592.98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9포인트(0.08%) 오른 4,783.83으로,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2.57포인트(0.02%) 상승한 14,972.7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주말부터 다음 주 월요일(마틴 루서 킹의 날)까지 이어질 긴 연휴를 앞두고 기업들의 실적과 도매물가 지표를 주시했다. 오는 15일은 마틴 루서 킹의 날로 금융시장이 모두 휴장한다.

JP모건의 실적 발표를 시작으로 4분기 기업들의 어닝시즌이 본격 시작됐다.

그러나 개장 전 발표된 기업들의 실적에 주가도 명암이 갈렸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순이익과 영업수익을 발표했음에도 주가는 0.7%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해외 시장 사업 조정 등의 여파로 손실이 크게 확대됐으나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이익은 예상치를 웃돌면서 주가는 1%가량 올랐다. 회사는 전체 직원의 10%를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조정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음에도 영업수익이 예상치를 밑돌면서 주가는 1% 이상 떨어졌다.

웰스파고는 순이익과 영업수익이 모두 예상치를 웃돌았으나 대출 손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을 크게 늘렸다는 소식에 주가는 3% 이상 떨어졌다.

델타 항공은 예상치를 웃돈 순이익과 매출에도 올해 이익 가이던스를 낮췄다는 소식에 주가는 9%가량 하락했다. 델타의 이익 가이던스 하향에 항공주들이 동반 하락했다.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 항공의 주가가 각각 9%, 10% 이상 떨어졌고, 제트블루와 알래스카 항공의 주가도 각각 5%, 4% 이상 밀렸다.

S&P500지수 내 임의소비재, 헬스, 금융 관련주가 하락하고, 에너지, 부동산, 통신, 유틸리티, 기술 관련주는 올랐다.

테슬라 주가는 중국에서 일부 모델의 가격을 인하한다는 소식에 3% 이상 하락했다.

블랙록은 글로벌 인프라스트럭처 파트너스를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과 순이익이 예상치를 웃돌았다는 소식 등에 0.8% 올랐다.

유나이티드 헬스의 주가는 분기 실적에 대한 실망에 3% 이상 떨어졌다.

뉴욕증시 전문가들은 다음 주에 나올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에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한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시작된 가운데 이번 실적은 실망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BMO캐피털의 전략가들은 이날 보고서에서 다음 주에 줄줄이 예정된 연준 당국자들의 발언이 3월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를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번 물가 지표로 연준의 3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다가오는 연준 연설에서 반발 목소리를 듣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의 기대치를 관리하는 연준의 일이 복잡해지고 있는 것은 시장이 3월 인하를 압박하며 상당 부분 연준의 발언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미즈호 증권의 스티븐 리치우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적 시즌이 시작됐으나 이번 실적은 순이익이 전년동기대비 0.6% 증가하는 데 그치는 등 "실망스러운 분기가 될 것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강한 작년의 성장세와 기업들의 가격결정력은 탄탄한 수익 증가를 가져왔으나, 소수의 종목을 제외한 거의 모든 주식에서 인건비 등으로 비용이 상승하면서 마진 압박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4분기 실적보다 다음 분기 가이던스에 더 큰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서 마감 시점 연준이 오는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79.5%를 기록했다. 0.25%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74.2%, 0.50%포인트 금리 인하 가능성은 5.2%에 달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보다 0.26포인트(2.09%) 오른 12.70을 기록했다.


◇채권시장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보다 2.39bp 내린 3.952%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11.75bp 급락한 4.149%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2.17bp 오른 4.200%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 거래일의 -29.0bp에서 -19.6bp로 급격히 줄었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의 도매 물가인 생산자물가가 전월 대비 하락하며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미국 노동부는 1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1% 상승을 밑도는 결과다.

작년 11월 PPI는 전월 대비 0.1% 하락으로 조정됐다. 기존 수치는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비계절 조정 기준 11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1.0% 올랐다.

생산자 물가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면서 3월 금리인하론은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특히 단기물에서 가파른 금리 하락세가 나타났다. 단기물은 통화정책에 특히 민감한 만큼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에 앞서 가 있겠다는 투자심리로 읽힌다.

2년물 금리는 이날 PPI 발표 이후 하락세로 방향을 잡더니 1시간도 안 돼 10bp 가까이 낙폭을 키웠다. 장 중 낙폭을 빠르게 회복하며 변동성을 커졌으나 결국 10bp 넘게 하락했다. 30년물 금리가 오히려 상승한 것과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에 따라 장단기 스프레드(금리 격차)도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불과 지난달 -50bp 부근까지 형성됐던 장단기 금리 역전폭은 어느새 -20bp를 하회했다. 이는 작년 11월 초 이후 가장 좁은 수준이다.

LPL파이낸셜의 로렌스 길럼 수석 채권 전략가는 "지금 장단기 금리 스프레드가 역전폭을 빠르게 좁히는 것은 예상보다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 2% 수준으로 빠르게 회복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연준은 경기침체와 상관없이 인플레가 진정되면 금리인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길럼 수석은 "현재 연방기금(FF) 금리를 보면 시장은 미국의 경기침체를 예상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시장은 연말까지 150bp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고 훨씬 더 많은 금리인하를 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시장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현재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144.898달러로, 전일 뉴욕장 마감가 145.403엔보다 0.505엔(0.35%) 하락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09508달러로, 전일 마감가 1.09713달러에서 0.00205달러(0.19%) 내렸다.

유로-엔 환율은 158.68엔으로, 전일 159.52엔보다 0.84엔(0.53%) 하락했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435로 마감했다. 전장 대비 0.091 내린 수치다.

이날 시장은 작년 12월 PPI 결과에 주목했다.

미국 노동부는 12월 PPI가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1% 상승을 밑도는 결과다.

작년 11월 PPI는 전월 대비 0.1% 하락으로 조정됐다. 기존 수치는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비계절 조정 기준 11월 PPI는 전년 동기 대비 1.0% 올랐다.

통상 시장은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더 중점을 두고 PPI는 보조적인 성격으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전날 발표된 CPI가 시장 예상보다 더 올랐던 상황에서 이날 예상치를 밑돈 PPI는 시장의 입맛에 들어맞는 결과였다.

이에 따라 시장은 PPI가 소폭이나마 예상치를 밑돌았다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점치는 분위기다.

이날 달러-엔 환율도 장 중 급격한 변동성을 보였다. PPI가 발표되기 전 145.5엔대에서 거래되던 달러-엔 환율은 PPI 발표 후 144.3엔대까지 빠르게 하락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바닥을 다지던 달러-엔 환율은 144.9엔 수준으로 장을 마쳤다.

3월 기준금리 인하론이 다시 탄력을 받으면서 달러화 가치를 떨어트렸으나 저가 매수세가 달러화 가치를 일부 떠받친 모습이다.

유로-달러 환율은 반대로 상승세를 보이다 PPI 발표 직후 상승분을 반납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가 강세를 보였다는 의미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달러화 가치도 하락하지만 경기 체력을 놓고 보면 유럽보단 미국이 더 튼튼하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가 상대적 강세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산탄데르 은행의 스티븐 스탠리 전략가는 "지난 12월 CPI와 PPI 결과를 종합하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작년 12월 0.2% 상승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근원 PCE 가격지수에 활용되는 PPI의 일부는 견고한 물가 흐름을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시장 참가자들은 비둘기파적 연준에 베팅하고 있는 만큼 PPI에 너무 중점을 둔 것 같은 느낌이 있다"며 "연준은 그들의 전망을 뒷받침할 만한 모든 지표를 아우르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원유시장

이날 뉴욕상업거래소에서 2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66센트(0.92%) 오른 배럴당 72.6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는 이틀 연속 상승했다. 이틀간 반등에도 유가는 이번 주에 1.13달러(1.53%) 하락했다.

중동 불안과 원유 수요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면서 유가의 움직임은 크지 않은 한 주였다.

다만 이날 미국과 영국이 하마스 지원을 명분으로 국제 교역항로 홍해를 위협해온 예멘 친이란 반군 후티의 근거지를 전격 공습하면서 중동 불안이 고조됐다.

후티 대변인은 이날 폭격이 73차례 이뤄져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미국과 영국에 대한 전방위 보복을 경고했다.

이러한 소식에 WTI 가격은 한때 4% 이상 오른 배럴당 75.25달러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이날 미국이 후티의 배후 지원자 역할을 해온 이란과 충돌 등 더 큰 분쟁은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가 오름폭은 제한됐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란과의 충돌을 바라지 않는다"며 "사태 악화를 원치 않으며, 지난 수일간 일어난 일 이상으로 긴장을 고조시킬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는 이란의 개입으로 인해 중동 상황이 더 악화하는 것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산유국 이란으로 확전이 일어날 경우 유가는 급등할 위험이 있다.

액티브트레이즈의 리카르도 에반젤리스타 선임 애널리스트는 "서방에 가장 중요한 석유공급 경로 중 하나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서 중동 긴장이 고조될 경우 유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는 역동적 상황에서 이날 반등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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