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경영진의 비위 등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한 이화그룹 3사에 투자한 개미들이 이사회 쇄신을 제안하며 기업 개선에 나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화그룹 주주연대는 이아이디·이화전기·이트론에 '경영투명성 확보를 위한 이사회 구성의 건'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서를 전달했다.

세 회사의 이사회 중 사외이사를 한국거래소가 추천하는 인물로 구성하고, 현 사내이사 수(3명) 이상의 사외이사를 선임하는 쇄신안을 거래소에 제출할 개선계획서에 넣어달라는 요청이다.

코스피 상장사인 이아이디와 코스닥 상장사인 이화전기·이트론은 상장 폐지의 위기에 처했다. 김영준 전 이화그룹 회장과 김성규 총괄 사장 등의 일탈 때문이다. 이들은 12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회사에 187억원의 손해를 끼쳤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에 상장공시위원회와 코스닥시장위원회가 상장 폐지 여부를 최종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위원회의 최종 결정 때 상장 폐지 대신 개선기간을 부여받을 수 있도록 이화그룹 주주연대가 사측에 경영투명성 확보를 요청한 상황이다.

이화그룹 주주연대는 지난 11일 한국거래소 앞에서 집회를 상장공시위원회와 시장위원회에 의견을 전달하는 집회를 했다.

김현 이화그룹 주주연대 대표는 "(소액주주가) 정당하게 노력했고 앞으로 회사와 소통하고 감시자 겸 협력자로 역할을 할 테니 개선기간을 부여해달라는 집회"라고 설명했다.

이화그룹 주주연대가 상장공시위원회와 시장위원회의 이화그룹 3사 이사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할 목적으로 경영투명성 확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이화그룹 주주연대는 1대 주주에 올라서 기업을 정상화한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다. 한국 자본시장 역사상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움직임이다.

이아이디·이화전기·이트론은 순환출자 구조다. 지난해 6월 기준으로 이아이디는 이트론 지분 29.55%, 이트론은 이화전기 지분 18.1%, 이화전기는 이아이디 지분 18.51%를 가지고 있다.

주주연대 플랫폼 액트에 모인 일반투자자의 이화전기 지분율은 23.73%, 이아이디 지분율은 20.62%, 이트론 지분율은 13.55%다. 이화전기와 이아이디의 경우 1대주주 지분율을 확보한 셈이다.

개인투자자가 뭉쳐 기업을 바꾸려는 움직임에 관해 이성원 트러스톤자산운용 ESG운용부문 대표는 "주체가 개인이든 기관이든 주주 활동으로 기업을 개선하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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