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진정호 특파원 = 미국 국채가격이 중장기물 중심으로 급락했다. 2월 미국 소매판매와 도매 물가 지표가 예상보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6월 금리인하론'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인식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일중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연합인포맥스의 해외금리 일중 화면(화면번호 6532)에 따르면 14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오후 3시 현재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전 거래일 오후 3시 기준가보다 10.50bp 급등한 4.300%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금리는 같은 기간 7.00bp 오른 4.698%를 가리켰다.

30년물 국채금리는 9.40bp 뛴 4.444%에 거래됐다.

10년물과 2년물 간 역전폭은 전 거래일 -43.3bp에서 -39.8bp로 축소됐다.

국채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2월 소매판매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보다 악화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다시 불확실해졌다.

그간 시장은 연준이 6월에는 첫 금리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으나 도매 물가와 소비가 악화하면서 6월 인하 기대감이 빠르게 약해졌다.

이날 발표된 2월 PPI는 예상치를 웃돌며 상승했고 소매판매는 예상치를 밑돌며 둔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월 미국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6% 증가한 7천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였던 0.8% 증가를 밑돈 것이다. 다만 1월의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2월 PPI는 계절 조정 기준으로 전월 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0.3%를 비교적 큰 폭으로 상회한 수치다.

PPI는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상승세를 기록했다. 작년 10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PPI는 지난 1월에 4개월 만에 오름세로 돌아선 바 있다.

소비자 물가에 앞서 선행 지표 성격이 있는 생산자 물가가 두 달 연속 오른 만큼 연준이 금리를 내릴 명분이 더 약해졌다.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지탱하는 소비도 1월 대비 반등하고 있어 경기를 식혀야 하는 연준으로선 금리인하를 서두를 이유가 부족하다.

2월 소매판매와 PPI 결과에 미국 국채금리는 특히 중장기물 위주로 상승폭을 확대했다. 지표 발표 직후 순간 국채금리가 4bp 정도 내리기도 했으나 이내 상승세로 방향을 튼 뒤 마감까지 오름세를 멈추지 않았다.

이날 중장기물의 금리 상승폭은 지난 한 달 가운데 가장 컸다.

시장은 이날 지표마저 예상보다 나빠지면서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자신감도 약해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 따르면 이날 장 중 연방기금 금리 선물시장은 6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58% 수준까지 내리며 60% 아래로 떨어트렸다. 장 후반 60% 위로 다시 올라왔으나 70%를 웃돌던 시장의 기대감은 이제 '반반' 수준을 앞두고 있다.

다음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연준의 금리인하 횟수가 기존 대비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작년 12월 FOMC에서 점도표상 올해 3회 금리인하를 전망했던 연준은 2회 인하로 줄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따라 채권시장도 올해 기준금리 인하폭이 50bp에 그칠 것으로 보고 국채금리를 5% 안팎 수준으로 재산정하는 움직임이다.

펜뮤추얼 자산운용의 지웨이 렌 매니징 디렉터는 "SOFR과 관련해 방어용 옵션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연준이 올해 예상보다 금리를 덜 내릴 가능성에 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TS롬바르드의 스티브 블리츠 수석 미국 이코노미스트는 "지표가 계속 지금처럼 나온다면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정당화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며 "연준의 다음 행보가 금리인상일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jh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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