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외국인이 최근 3년 국채선물을 강하게 매도하고 있다.

빅 이벤트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포지션을 가볍게 하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해석과 함께 우리나라 시장에 대한 '롱(매수)' 뷰가 이전보다 후퇴한 것처럼 보인다는 의견도 나온다.

20일 서울 채권시장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3일부터 전일까지 5거래일간 3년 국채선물을 6만8천785계약 순매도했다. 이 기간 내내 연속으로 순매도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지난 18일과 전일 이틀간은 각각 2만2천여계약, 1만8천여계약으로 매도세가 더욱 강했다.

같은 기간 10년 국채선물에 대해서도 2만5천429계약 순매도했다. 18일 하루를 제외하고 모두 순매도를 보였다.

이날도 3년 국채선물은 1천계약 이상, 10년 국채선물은 500계약 이상 팔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주 미국의 2월 물가지표를 확인한 이후 FOMC 회의에서 점도표 수정 등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이 더욱 후퇴할 가능성을 두고 미리 우리나라 채권 포지션을 축소하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개시하기 전에 선제적으로 우리나라가 먼저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 그렇다 보니 통화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중단기물인 3년 국채선물을 집중적으로 매도한다.

한 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이번 FOMC는 올해 금리 경로를 더욱 확실하게 해줄 중요한 회의이며 미국은 중대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에 따라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등 타 국가의 포지션을 다소 축소하고 미국에 집중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일 국내 시장 전반을 보면 외국인이 채권뿐 아니라 주식과 원화를 모두 팔면서 트리플 약세 움직임을 보였고 달러만이 강해졌다"며 "일본도 일본은행(BOJ)의 매파적인 움직임에도 엔화가 힘을 못 쓰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전일 국채선물 만기일을 맞아 최근 롤오버(월물교체)가 이어졌는데 외국인의 만기 청산 물량도 꽤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롤오버를 거치면서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누적 순매수 포지션은 전일보다 5만계약 가까이 줄어든 9만6천334계약으로 추정된다. 10년 국채선물은 3만계약 넘게 줄어든 5만2천271계약으로 추산된다.

한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외국인의 국채선물 순매수 포지션이 꽤 쌓여있었는데 이번 롤오버 기간 때 매수포지션 롤오버 없이 만기청산 물량도 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앞으로 원화시장에 대한 롱뷰가 이전보다는 떨어진 것 같다"고 언급했다.

은행의 채권 운용역은 "이번 롤오버 기간 직후에 FOMC 회의가 있다 보니 평소의 롤오버 이후 외국인의 국채선물 투자 양상과 사뭇 다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외국인의 플레이를 유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3개월 간 외국인의 3년 국채선물 순포지션 추이(단위 : 계약)


jhson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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