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사태 관련 내부통제 강화 요청할 듯

상반기 중 은행 이사회 의장과 간담회도 추진

(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현정 기자 = 금융감독원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금융지주 및 은행 이사회와 릴레이 면담을 추진한다.

지배구조 개선에 필수적인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직접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특히 대규모 투자 손실을 일으킨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와 관련해 이사회의 역할이 적정했는지 평가하고 내부통제 강화를 요청할 계획이다.

26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다음달 말부터 각 금융지주 이사회와 면담을 진행하기로 하고 세부 일정을 조율 중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 교체가 마무리되고 나면 새로운 이사진과 면담을 진행할 것"이라며 "지난해와 비슷한 일정으로 만나 개별회사의 현안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올해까지 중점 감독과 검사 테마로 은행 지배구조를 삼고 지난해부터 은행 이사회와의 상시 면담을 정례화했다.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역시 은행 지배구조에 대해 감독 당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권고하고 있다는 명목하에 지배구조 개선에 필수적인 이사회의 역할 강화를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지난해는 KB금융지주 이사회가 첫 타자였다.

금감원은 면담을 통해 주요 감독 방향을 사외이사들에게 설명하고, 상시 검사 과정에서 발견된 리스크 등을 공유·당부사항을 전달해왔다.

금융당국은 이사회의 역할과 책임이 강화되지 않으면 경영 건전성에 문제가 생기고 소비자보호 측면에서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이번 면담에서 홍콩 ELS 사태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홍콩 ELS를 판매한 금융사 현장검사에서 불완전판매 정황을 포착했다.

금감원은 H지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점에 과도한 영업 목표를 설정하고 성과지표(KPI)를 높게 설정하는 등 본사 차원의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통제 부실 정황이 드러난 만큼 이사회의 견제 및 감시 역할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다.

금감원이 농협중앙회와 NH농협금융지주 간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도 직접적 언급이 있을지 주목된다.

금감원은 최근 농협에서 금융사고가 연달아 발생한 것이나, 이달 초 NH투자증권 사장 대표 인선 과정에서 농협금융의 대주주인 농협중앙회가 특정 후보를 지지하며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것 등이 농협 전반의 지배구조 체제에서 불거졌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현재 농협금융과 은행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으로, 농협 이사회와의 면담은 하반기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합리적인 지배구조와 상식적 수준의 조직문화가 있어야 한다"며 농협의 특수한 지배구조를 정조준한 만큼 이사회 면담에서 어느 정도 수준의 개선을 요구할지가 관심거리다.

금감원은 올 상반기 안에 전체 은행 이사회 의장과의 고위급 간담회도 실시할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은행 이사회가 홍콩 ELS 자율배상 논의를 본격화한 만큼 당국과의 이사회 면담에서도 이에 대한 얘기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별 금융사에 대한 테마를 어떻게 가져갈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h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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