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하이닉스 외 주식도 매수…뚜렷해진 '바이코리아' 이유 있어

코스피 추이
[출처 : 연합인포맥스]

(서울=연합인포맥스) 박경은 기자 =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외국인이 순매수한 국내 주식은 13조9천억원을 넘어섰다.

연말·연초 수급 문제로 국내 증시에서 선물을 과매도하며 지수를 내리눌렀던 외국인이 달라진 모양새다. 뚜렷해진 위험 선호, 대형주의 이익 개선, 정책 모멘텀의 삼각 편대가 외국인 투자자를 빨아들이고 있다.

26일 연합인포맥스의 시장별 투자자(화면번호 3305)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들어 13조9천405억원어치의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6.19% 올랐다.

외국인 주식 비중도 26개월 만에 최고치에 달했다. 지난 22일 기준 외국인이 보유한 코스피 주식 시가총액은 764조9천683억원으로 전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34.17%를 차지했다. 이는 2022년 1월 26일(34.20%)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이후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외국인의 순매수세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논리를 뒷받침할 근거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기점으로 확실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먼저, 외국인은 연준의 금리 인하 기조에 뚜렷한 위험 선호 성향을 드러내고 있다. 신흥국의 시장 중 베팅할 곳을 찾던 중 미국의 금리 인하에 경기 민감도가 높고, 중국의 경기 반등에 수혜를 볼 수 있는 곳이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 된다.

이러한 투자 논리는 3월 FOMC를 전후로 외국인이 보여준 매매 동향에서 정확히 드러난다. 외국인은 3월 FOMC를 앞두고 너무 빠른 속도로 오른 코스피에 부담을 느꼈으며, 이벤트 전까지 위험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월 말 이후 순매수세를 이어왔던 외국인은 FOMC 주간을 앞두고 8주 만에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3월 FOMC를 확인한 후 안도감을 얻은 외국인은 그 주에만 3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외국인 순매수 동향
[출처 : 연합인포맥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3월 FOMC에서 연준은 3회 인하를 유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며 "연초 이후 시장을 크게 흔들었던 금리 인하 방향성에 대한 의구심이 완전히 해소되면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 강도가 강할 수밖에 없었다"고 분석했다.

이렇듯 국내 증시에 우호적인 매크로 환경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반도체 업종에만 쏠려있던 외국인의 관심도 저PBR 업종, 더 나아가서는 성장주까지 퍼지고 있다.

이달 초 발표된 KB증권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보고서에 따르면, 외국인은 반도체 대형주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제외한 주요 기업에도 순매수세를 확대하고 있다.

외국인 순매수 업종
[출처 : KB증권 리서치센터]

하인환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2월까지의 외국인 순매수는 역대 두 번째 규모"라며 "단기간에 역대급 규모로 유입됐다는 점이 부담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는 정책 추진과 기업의 변화만 지속된다면 추가적인 자금 유입이 부담스러울 필요는 전혀 없다"고 짚었다.

하 연구원은 "과거 외국인들의 자금 유입 패턴을 고려해보더라도 전혀 부담스러운 수준이 아니다"라고 봤다.

외국인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강해지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코스피 올해 연간 목표치를 3,100으로 올려 잡았고, 한국투자증권과 한화투자증권도 코스피 범위 상단을 3,000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기준으로 향후 10% 이상 상승한다고 전망한 셈이다.

밸류업 프로그램에 의해 PBR 1배의 하방 경직성이 확보된 데다, 상장 기업의 실적 전망 상승에 대한 확신이 확대된다는 이유에서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한국 주식시장은 삼성전자에 대한 실망감이 지속돼 글로벌 주식시장 대비 상대적으로 부진했다"면서 "삼성전자는 전통 반도체 시장의 업황이 개선되며 변화의 조짐을 보여, 향후 실적 개선에 대한 확신 강도에 따라 코스피 연간 레벨이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ge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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