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전환 가능성까지 가격 반영은 지나친 우려"
(서울=연합인포맥스) 이규선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발언 여파로 채권시장이 충격에 휩싸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시장의 반응이 과도하다는 분석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한 것은 사실이지만 금리 인상으로의 정책 전환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는 것은 지나친 우려라는 진단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전날 이 총재의 '방향 전환' 언급으로 촉발된 국고채 금리 급등세가 과도하다고 분석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 총재 발언 이후 한은 측의 발언 등을 종합하면 적어도 현시점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할 단계는 아니라는 것이 확인됐다"며 "이번 금리 급등을 정당화할 만한 통화정책 기조 전환의 여지는 아직 부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과매도 영역에 진입한 시장금리의 하락 전환을 예상한다"며 국고채 10년물 금리의 1차 목표치로 3.1%를 제시했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에서 인상으로 정책 기조를 전환했던 2017년과 현재 상황은 명백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강 연구원은 "2017년에는 미국이 금리 인상 사이클 중반이었고 국내 GDP 갭률도 플러스(+) 구간이었지만, 현재는 미국의 추가 금리 인하가 예정됐고 3년 연속 마이너스(-) GDP 갭률 구간"이라며 "대내외 여건이 대조적이라는 점에서 인상 사이클로의 전환은 과도한 우려"라고 지적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시장의 변동성이 이어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릴 가능성이 커진 만큼 섣부른 저점 매수보다는 주요 이벤트를 확인하며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박준우 하나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이 2013년 '테이퍼 탠트럼'(긴축 발작) 당시와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그는 "국고채 3년물 금리는 기준금리 대비 스프레드 50bp, 즉 3.0% 수준까지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면서 "추세적 하락은 펀더멘털 회복 강도가 약화하는 시기인 내년 1분기가 지나야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역시 금리 인하 사이클이 종료된 것은 아니라고 판단하면서도 당분간 신중한 접근을 권고했다.
안 연구원은 "11월 금융통화위원회와 12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등 이벤트를 확인하기 전까지 장기물 중심의 추가 상승 우려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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