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가 다음달 본격 출범할 예정인 가운데 펀드의 한 축인 첨단전략산업기금이 발행할 채권이 크레디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 관심이 크다.

이르면 내년 초부터 연간 15조원 규모 정도로 첨단전략산업기금채권(첨단기금채)이 발행될 것으로 보이는데, 절대 물량 규모로 봤을 때는 시장 부담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많지만 정책금융기관들이 발행하는 특수채에 물량이 더해지는 것이어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있다.

18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국민성장펀드는 다음달 10일 공식 출범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다.

국민성장펀드는 산업은행이 운영하는 첨단전략산업기금 75조원, 민간·국민·금융권 자금 75조원으로 구성되며, 앞으로 5년 동안 인공지능(AI)·반도체·바이오 등 10개 첨단산업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첨단전략산업기금 채권의 발행 한도는 내년 15조원으로 책정됐다.

1호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반도체에서 나올 것으로 전망되는데, 금융위원회는 펀드 출범에 맞춰 최대한 신속하게 투자집행이 이뤄지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채권시장에서는 정부보증채인 첨단기금채의 발행 시기와 규모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우선은 다음달 출범 이후 첨단기금채의 발행은 연내에 이뤄지기보다는, 이르면 내년 초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또다른 정부보증채인 수출입은행의 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의 경우 지난 2024년 9월 5일에 기금 출범 이후 그해 10월 초에 발행에 나서면서, 적어도 한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시기상으로도 12월은 통상 기관들의 북클로징 등으로 연말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조달 여건이 그리 우호적이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운 채권이 첫 선을 보이는 것이니만큼, 기관들의 수요 등을 감안해 최적의 발행 시기를 조절할 것으로 보인다.

발행 물량의 경우는 내년 한도 15조원이 모두 발행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실제 기금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한도에 못 미치는 경우가 대다수였던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 채권 일자별 신규종목 현황(화면번호 4204)에 따르면 공급망안정화기금채권의 경우 올해 들어 4조원 수준으로 발행했는데, 올해 연간 한도인 10조원을 크게 밑도는 규모다.

기간산업안정기금의 경우도 채권 발행 한도가 최대 40조원에 달했지만, 실제로는 총 1조~2조원 수준으로 발행이 이뤄진 바 있다.

아울러 산은은 최근 2023년부터 순상환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23년에는 6조원 가까이, 작년에는 1조원 넘게 순상환을 나타냈다.

올해의 경우 월별로 순발행 기조와 순상환 기조를 오가는 등 발행 자체를 크게 늘리지는 않은 상황을 지속하고 있다.

최근의 경우 지난 8월에는 2조4천억원 규모 순상환을 나타내면서 발행을 크게 줄인 모습이었고, 이후 9월과 10월에는 그보다는 소폭 순발행을 띠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첨단기금채가 내년 한도 15조원에 가깝게 대규모의 발행을 이어나간다고 하더라도, 첨단기금채가 '위험가중치 0%'가 적용되는 정부보증채인 점이 은행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더욱 강화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내년부터 바젤Ⅲ 위험가중자산(RWA) 최저한도가 높아지면서 은행권의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더 커지게 된다. 이는 위험가중치가 0%인 채권에 수요가 더욱 몰리게 하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이승재 iM증권 연구원은 "매년 15조원 한도를 꽉 채워서 발행할 경우 채권시장에서는 물량 부담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며 "그렇지만 발행 측면에서 만기 다양화로 물량을 조절할 것이며, 수요 측면에서는 위험가중지 0%이기 때문에 은행 위주로 물량을 담아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현재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중이며, 발행 시기는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다.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현판식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이억원 금융위원장(왼쪽 네 번째)이 17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현판식에서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및 5대 금융지주 회장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5.11.17 [공동취재] citybo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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