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1일 달러-원 환율은 1,470원 초반대로 상승 출발할 전망이다.

엔비디아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는 소식에도 뉴욕증시에서 기술주가 폭락한 것이 다시 위험회피 심리를 고조시킨 탓이다.

전날 4,000선을 회복하며 코스피가 반등했지만, 이날 뉴욕증시를 반영하며 얼마 만큼의 조정 흐름을 보일지 관심이다.

전날 7천400억원 순매수를 보였던 외국인들이 순매도로 돌아설지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2.15% 밀렸고,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77% 급락했다.

엔비디아 실적도 AI 거품론을 잠재우지 못했고, 미국 자산시장 조정에 대한 우려는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리사 쿡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가 자산 가격이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어서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라고 평가해 눈길을 끈다.

그는 조지타운대 연설에서 "주식과 회사채, 레버리지론, 주택을 포함한 여러 시장에서 자산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벤치마크 대비 높다는 게 우리의 평가"라고 말했다.

사모대출 부실 우려에 대해서도 "주시해야 할 잠재적 취약점"이라고 지목했다.

뉴욕증시 급락에 야간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472.20원에 마감했다. 역외 환율은 1,470원 중반 가까운 수준으로 올랐다.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분위기가 유지되면서 달러-원의 상방 압력도 이어지는 흐름이다.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뒤늦게 발표된 미국의 9월 비농업부문 고용은 시장의 예상보다 양호했다.

비농업부문 고용은 전달보다 11만9천명 증가했는데 이는 시장 예상치(5만명)의 두배가 넘는 수준이다. 앞선 두 달 치는 3만3천명 하향 조정했다.

시장은 고용 증가보다 실업률이 4.4%로 0.1%포인트(p) 높아진 것에 더 주목했다. 지난 2021년 10월(4.5%) 이후 가장 높게 올랐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4.3%로 유지될 것으로 봤다.

실업률 상승에 오는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39.5%로 전날의 30.1%에 비해 소폭 높아졌다.

이같은 소식이 달러화 가치를 소폭 떨어뜨리기도 했으나 기술주 위험회피는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일본 정부가 20조엔이 넘는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하는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간밤 157.9엔까지 오르기도 했다.

연일 환율 상승에 대한 경고음을 내는 일본의 사정을 고려하면 언제든 외환당국의 개입이 나와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연준 당국자들의 신중 모드도 이어지고 있다.

10월 FOMC 의사록에서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에 신중한 매파가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마이클 바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약 3% 수준에 있다고 지적하며 통화정책에 신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때 비둘기파였던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다소 정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금리 인하가 조심스럽다는 입장을 재차 내비쳤다.

100선을 돌파한 달러 인덱스가 내리려면 12월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지만, 지금으로선 난망해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대체할 후임이 올해 안에 발표될 가능성에 시장은 주목하고 있다.

연준 의장 후보군에 들어있는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의장이 지목되면 수락할 것이라고 밝히고 내달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달러-원 1,470원대는 당국의 경계감이 매우 강해지는 구간이다.

시장이 당국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고, 네고물량 소진에 소극적으로 임했던 수출기업들도 다시 달러 매도를 저울질할 수 있는 레벨이다.

1,480원대에서는 국민연금도 전략적 헤지에 나설 수 있는 레벨이다.

당국이 연금과 수급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점을 고려하면 전술적 헤지를 늘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다만 뉴욕증시 하락의 충격파는 상당할 듯하다.

국내 증시 약세로 이어지는 부정적 측면 뿐만 아니라 서학개미의 해외 투자를 늘리는 빌미를 준다는 점에서 원화에는 이중고로 작용할 것이기 때문이다.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지난 밤 1,472.10원(MID)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2.20원)를 고려하면 전장 서울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467.90원)보다 6.40원 오른 셈이다. (경제부 시장팀 정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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