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령(限日令)은 일본을 겨냥한 중국의 관계 제한 조치를 통칭한다.
양국간의 갈등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그는 대만 유사시 일본이 집단적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 '존립위기 사태'에 해당한다고 밝혔는데, 현직 총리가 이러한 판단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외교부 대변인은 총리의 발언이 중국 내정에 대한 중대한 간섭이며, 이는 국제관계 기본 원칙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동시에 중국 정부는 자국민에게 일본 방문 자제를 권고하고, 일본 체류 중인 자국민에게도 현지 치안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라고 안내했다. 이러한 조치의 배경에는 총리의 대만 관련 발언이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입장도 덧붙였다.
보복성 조치는 관광 제한에 그치지 않았다. 일본 영화의 중국 내 개봉이 중단됐고, 중국 정부는 일본에 수산물 수입 중지를 통보했다. 일본산 소고기 수입 재개를 위한 정부 간 협의도 보류됐다.
사실상 문화·관광·식품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규제 패키지로, 중국이 과거 한국의 사드(THAAD) 배치에 대응해 시행한 '한한령'과 유사한 양상을 띠고 있다. 현지 언론은 한한령이 아직 공식적으로 해제되지 않았기에, 일본 역시 장기적인 규제를 감수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한일령 기조가 이어지며 양국 관계가 악화되는 가운데, 한국의 반사이익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 19일 국내 증시에서는 여행·LCC·식품 업종 관련주가 강세를 보였고, 백화점·면세점 관련 종목도 동반 상승했다.
중국과 일본 간 마찰이 심화하면 중국 관광객의 수요가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기대가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부 박경은 기자)
(서울=연합인포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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