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효지 특파원 = 엔화 가치가 치솟고 있지만 일본은행(BOJ)은 즉각 개입하길 주저하고 있다.

엔화 강세에 대한 최종적이고 효과적인 처방은 일본 당국이 개입하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 엔화 강세의 원인이 생명보험사 등의 역송금인지, 엔화의 추가 상승을 점친 투기수요인지 확실치 않다는 점이 일본의 고민이다.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 개입하더라도 원인이 파악되지 않은 이상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엔화는 지난 11일 지진이 발생하기 전부터 6% 정도 고평가돼 있었다. 지진 발생 직후에는 역송금 수요가 반영되며 상승폭이 커졌다. 엔화는 16일 미 달러화 대비 76.43엔까지 밀리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기에 이르렀다.

다우존스는 17일(미국시각) 칼럼을 통해 지난해 9월과 달리 각국이 일본의 환시 개입을 지지하는 태도를 나타내고 있어 다행스럽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난해 9월 2조1천300억엔을 들여 독자 개입에 나섰지만 다른 국가들의 공조가 없어 개입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 공조 개입의 필요성은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 회의 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칼럼은 엔화 상승 원인과 관련해 일본 자금의 장기 투자처가 해외에서 일본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면 이는 거스르기 어려운 추세라면서 개입을 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반면 투기 세력이 엔화 강세를 예상하고 엔화를 사들이는 것이라면 BOJ가 이러한 분위기를 뒤집을 수 있을 것이라며 재무성은 현재 본국 송금 규모가 작으며 투기 자금을 엔고의 주된 문제로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씨티그룹도 역송금이 예상했던 만큼 크지 않다고 분석했다.

칼럼은 재무성의 판단이 옳다면 BOJ는 엔화 상승세를 꺾을 가능성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엄청난 비용이 투입될 수 있는 지루한 개입 전쟁을 시작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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