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460~1,470원대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내년에 글로벌 달러가 방향을 바꿀 수 있을지를 둘러싼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달러-원 환율과 글로벌 달러인덱스 흐름이 따로 가는 양상이지만 고환율의 부작용이 가라앉으려면 달러 약세 전환이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26일 연합인포맥스 일별 거래종합(화면번호 211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11월 들어 5거래일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거래일에 상승 압력을 받았다.
일중 변동폭이 10원을 넘는 날도 6거래일 정도였다.
특히 외환당국 구두개입을 비롯해 대미투자 관련 팩트시트가 발표됐던 지난 14일에는 하루 변동폭이 22.90원에 달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종전 가능성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달러 약세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내년에 달러 약세가 가능할지 여부가 환율 방향키가 될 가능성이 크다.
주요 기관들의 내년 달러-원 전망 보고서를 보면 달러 약세 전환 가능성은 엇갈린다.
옥스포드이코노믹스(OE)는 내년 전망 보고서에서 "달러는 2026년까지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며 강하게 유지될 것"이라며 "미국의 상대적 성장 우위가 회복되면서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OE는 "중국 은행들의 달러 순델타 익스포저가 급격히 증가해 글로벌 수요 강화와 달러 강세 지속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OE는 중국은행들의 달러 순델타 익스포저는 달러인덱스의 선행지표로, 중국 수출업체들이 해외에서 주문을 받고, 결제 전에 미리 FX 헤지를 하는 활동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 지표가 상승하면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달러 강세를, 하락하면 수요 둔화에 따른 달러 약세를 예상할 수 있다고 OE는 설명했다.
내년에 금리인하 사이클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만큼 펀더멘털이 다시 중요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ING는 2026년 연간 FX전망 보고서에서 "미 연준의 2026년 3월까지의 정책금리는 3.25%로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돼 있어 달러의 약세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면서도 투자자들이 단기 달러 익스포저 헤지를 지속하면서 달러 강세도 억제될 것으로 봤다.
아울러 ING는 "2026년은 중립 금리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이고, 금리, FX 변동성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낮은 변동성은 캐리 트레이드에 대한 관심에 트리거가 될 것"이라고 봤다.
ING는 "2024~2025년처럼 달러 주도의 트렌드는 없을 것"이라며 "금리가 중립 수준, 그 근처로 돌아왔고, 무역 상황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경제활동 데이터가 통화를 이끄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내년에 달러 약세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기보다 자금의 미국 쏠림이 이어질 가능성도 열려있다.
권아민 NH투자증권 FX이코노미스트는 연간 전망에서 "2026년 달러 지수(DXY)는 좁은 범위 내 상저하고의 궤적을 나타낼 것"이라며 "연준 금리 인하 및 양적긴축(QT) 종료 기대(QE 논의 가능성), 차기 연준 의장 인선 불확실성 및 관세 위헌 판결 심리 등 달러화가 흔들릴 재료들"이라고 꼽았다.
그러나 권 이코노미스트는 "상대 경기 차를 고려해 자금 흐름이 재차 미국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아 달러 약세 역시 마무리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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