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 대비 나란히 약세를 보이던 우리나라 원화와 일본 엔화가 엇갈리는 양상을 보였다.

 

달러-엔, 달러-원 환율 일별 차트
연합인포맥스

 

원화와 엔화의 펀더멘털이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미 달러가 약세폭을 키우면 두 통화가 다시 연동될 가능성이 열려있다.

24일 연합인포맥스 일별거래종합(화면번호 2150)에 따르면 달러-원 환율은 최근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한때 1,476.00원까지 고점을 높였고, 달러-엔 환율은 지난 20일 157.89엔을 찍고 156엔대로 반락했다.

최근까지 원화는 엔화와 함께 달러 대비 약세 국면을 보였지만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심이 커지면서 달러-엔 환율은 레벨을 낮췄다.

두 통화 모두 약세폭이 커지면서 개입 경계심이 고조된 상태다.

우리 외환당국은 1,470원대로 오른 후 달러 매도 주체인 국민연금, 수출업체들과 함께 환율 상승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외환당국은 구두개입 강도를 높이고 있다.

가타야마 사쓰키 일본 재무상은 최근 외환시장이 일방적이고 급격한 움직임을 보인다며 "지나치게 변동성이 크고 , 투기적인 움직임에 대처하기 위한 외환 개입은 하나의 선택지"라고 언급했다.

일본 외환당국의 실개입 가능성이 커지면서 달러-엔 환율은 레벨을 낮췄다.

달러-원 환율은 1,470원대 위에서는 국민연금 환헤지와 수출업체 네고물량에 상승 속도가 주춤해졌다.

개입 경계심은 두 환율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이 됐다.

다만, 엔화와 원화가 앞으로도 연동된 흐름을 보이려면 두 통화의 펀더멘털도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엔화는 지난 21일 사나에노믹스가 가동되면서 주식시장 상승 모멘텀이 됐지만 중일 관계 악화에 따른 부정적 효과도 커졌다.

문남중 대신증권 글로벌 전략가는 "최근 158엔대 목전까지 올라선 엔화 약세는 2024년 4월부터 7월 중순처럼 일본 정부와 BOJ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며 "엔화가 160엔대에 근접할 경우 실질임금 등 일본 경제에 대한 부작용이 부각될 수 있어 중일간 긴장 고조는 일본 주식시장에 부정적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중일 긴장이 빠르게 수습되기보다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져 일본 경제와 증시를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이 당분간 확산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일본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에도 일본 국채금리가 상승했고, 미국과 일본의 금리차가 축소되면서 일부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에 대한 경계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일본은행(BOJ)의 금리인상 가능성은 엔화의 또 다른 변수다.

BOJ가 금리인상에 나설 경우 그동안의 엔화 약세를 일부 상쇄할 수 있다.

이와 달리 원화 강세 요인은 제한적이다.

한국은행 금리인하 기대가 약해졌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위험자산회피 양상이 되면 원화 강세폭이 크게 나타나기 어렵다고 시장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민혁 국민은행 FX이코노미스트는 "일본 엔화는 BOJ 금리인상 기대를 반영하며 강세로 전환했다"며 "우에다 총재는 일본 경제와 물가가 예상대로라면 금리인상을 계속하겠다고 언급했고, 전망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가까운 시일 내에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이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주 달러-원 환율은 대내외 불확실성 심화시 새로운 상단을 테스트할 전망"이라며 "당국 개입과 국민연금 환헤지 발동 경계에 1,480원대를 단기적 상단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다만, 글로벌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 달러-원, 달러-엔 환율 모두 이를 반영할 것으로 전망됐다.

12월 9~10일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는 금리인하와 동결 가능성이 맞물리고 있지만 인하 기대가 여전히 우세하다.

박상현 아이엠 이코노미스트는 "달러화는 연말까지 추가 강세보다 약보합세를 예상한다"며 "미 연준의 금리 결정이 중요한 변수지만 12월중 차기 연준의장 선임 이슈와 다카이치 총리에 따른 엔화 약세 현상도 약화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카이치 내각이 예상보다 큰 규모의 추경을 결정하면서 엔화 약세폭이 확대됐지만 일본내 국채금리 급등 현상 등을 고려할 때 추가로 재정지출을 더 이상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며 "엔화 약세 기조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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