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이효지 특파원 = 중동의 정치 불안과 일본의 지진 여파가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를 키우고 있으나 대표적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화는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달러지수는 지난주 2009년 저점 수준에 머물렀으며 21일(미국 동부시각) 오후 2시 40분 현재 전장보다 0.177포인트 내린 75.367에 거래됐다.

달러화 약세가 미국의 부채 우려 때문만은 아니다.

일본은 지난 11일 발생한 일본 지진을 복구하는 과정에서 현재 적자난을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엔화는 끄떡없이 고공행진을 벌여 주요 7개국(G7)이 공조 개입을 하기에 이르렀다.

소시에테 제네랄 데이비드 드도쉐 스트래티지스트도 보고서를 통해 "실제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좁혀지기 어렵겠으나 자본 흐름을 보면 미 국채에 대한 수요는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드도쉐 스트래티지스트가 주목한 것은 다른 부분이다. 그는 2008년부터 미 국채가 미국 정부의 경상적자를 늘리는 데 기여한 역할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미국이 높은 수익률을 찾는 전세계 투자자들의 수요보다는 매우 금리가 낮은 기구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우존스는 이러한 상황이 달러화를 금리에 민감하도록 만든다며 현재 연방준비제도(Fed)가 유럽중앙은행(ECB)이나 영란은행(BoE)보다 금리 인상에 뒤지고 있어 달러화에 우호적인 환경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트레이더들은 해외 투자자들의 미 국채 수요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곰곰이 생각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드도쉐 스트래티지스트는 중국이 국내 성장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어 미국계나 다른 해외 자산 매입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지진과 지진 해일(쓰나미), 원전 우려도 일본의 미 국채 보유를 줄일 수 있으며 중동 산유국들은 또다른 사회적 불안을 막고자 외환보유액을 음식 구입에 사용할 공산이 크다.

UBS 비트 지겐탈러 스트래티지스트는 Fed가 3차 양적 완화를 내놓을 것이라는 우려가 달러화 기피의 가장 큰 문제라면서 "세계 경제 및 미국의 성장 전망이 하향되면 자동적으로 추가 양적 완화의 위험이 커지므로 거시경제적 불확실성이 상존하는 시기에 달러화가 안전자산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위협이 사라지기 전에 달러화가 안전 통화의 지위를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2차 양적 완화가 예정대로 6월에 끝나더라도 Fed가 추가 양적 완화를 처방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 2차 양적 완화를 끝내는 것만으로 달러화 매력을 되살리기 충분치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hj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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