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에 대해 '강한 경계(strong vigilance)'가 필요하다고 밝혀 금리 인상을 시사했다.
외환 트레이더들은 이에 따라 포지션을 정했고 이 덕분에 그리스와 포르투갈에 대한 우려에도 유로-달러가 1.43달러를 수성할 수 있었다.
크레디트 아그리꼴의 다라 매어 선임 스트래티지스트는 6일(미국시각) "지난달처럼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반응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유로화 추종을 꺼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리셰 총재가 이번 주 기자회견에서 외환 시장에 충격을 주지 않으려면 어느 때보다도 정교한 화법을 구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매어 스트래티지스트는 트리셰 총재가 지나치게 공격적인 어조를 나타내면 긴축이 과도하게 느껴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트리셰 총재가 강한 어조를 띠면 투자자들은 유로존 취약국이 받을 여파를 걱정할 수밖에 없고 결국 총재 발언이 유로화를 크게 가격할 수 있다.
반면 트리셰가 지나치게 조심스러운 자세를 보인다면 투자자들은 ECB의 추가 긴축에 대한 기대를 접을 수 있다. 긴축 기대는 지난 몇 달간 유로화를 지지한 요인이었으므로 유로화가 지지력을 잃게 된다.
시장은 ECB가 이달 금리를 인상하고 나서 얼마간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 조너손 그릭스 JP모건 자산운용 헤드는 "ECB가 금리를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쉼표를 찍을 가능성이 충분히 크다"며 "선행 경기지표들이 생각보다 강해 보이지 않고 물가 압력도 완만해졌다"고 말했다.
그릭스 헤드는 "ECB가 미국과 정반대로 긴축에 나섰고 경제지표가 좋았기 때문에 유로화가 놀라울 정도로 강세를 나타냈다"면서 긴축 기조와 경제지표 호조에 변화가 있다면 유로-달러 환율도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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