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 급등과 국내 주식시장 및 채권시장에서의 외국인 '손바뀜' 논의와 맞물려 서울채권시장이 외국인 증권자금이탈에 따른 반사이익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서울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외국인 채권자금의 급격한 유입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진단했다.

기본적으로 원화 절상 기대가 큰 상황에서 외국인 채권투자자에게 달러화 반등은 채권을 매수할 기회다. 더욱이 하락 일변도를 보였던 달러화가 단기간에 급반등함에 따라 채권자금 유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주호 국제금융센터 자본유출입모니터링실 부장은 29일 "외국인은 올해도 환율의 대세적인 흐름을 하락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달러화 1,090원 수준이면 다시 투자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글로벌 중앙은행 등 외국인 채권자금 유입이 지지부진한 모습이나, 최근 환율 급등이 원화채에 대한 투자수요를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외국인 채권자금의 유출입에 직결되는 환율 수준을 확언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대체로 원화에 대해서는 강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난해 칠레 중앙은행이 원화채권을 매수하면서 시장의 관심을 받은 것처럼 올해도 새로운 신흥국 채권자금이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추정했다.

이 부장은 "큰 폭은 아니지만,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에서 외국인들의 손바뀜 현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채권금리가 많이 낮아져서 금리 매력도는 다소 떨어졌지만, 안정성을 감안해 원화채권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자금의 유입은 더욱 늘어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른 한편에서는 외국인 채권자금이 현 수준에서 크게 늘어나기 쉽지 않다는 진단도 많다. 작년 연말부터 낮아진 금리 매력과 글로벌 위험 선호 흐름 등에 외국인의 원화채 투자가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이들의 매수를 예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윤여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외국인 입장에서 환율 급등으로 인해 원화 투자 메리트가생긴 것은 분명하지만, 주의 깊게 봐야 할 것은 외국인들이 지난해 현재 수준의 환율 레벨에서도 현물 매수세가 적극적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 급등이 외국인의 투자 기회라는 인식도 분명히 있지만, 올해 외국인 자금의 트렌드는 선진국의 '머니무브' 자금의 환류 이슈 등이 있기 때문에 신중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유로화 강세에 따른 유로자금 환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유나 동부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이 완만하게 오르지 않고 급등을 했기 때문에 외국인 채권 매수 심리엔느 부정적 요인으로 봐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외국인이 연말 환율 수준을 1,030원선 가량으로 보기 때문에 환율 상승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유입될 여지는 있지만, 엔화 약세가 지속되며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 우려가 커진다면 원화 절상폭에 대한 기대도 낮아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금리인하 기대 등으로 채권에 대한 메리트가 낮아진 상황에서 원화절상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다면 외국인 자금유입 가능성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최근 여타 신흥국 국채로 글로벌 자금이 대거 유입되고 있다"며 "외국인은 이미 우리나라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신흥국의 고금리로 투자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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