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지서 기자 = 경영난에 시달리는 동양증권이 지난해 두 배 수준의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2년째 비상경영 체제를 선언한 동양증권의 이번 인사는 임원들의 배만 불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업계의 빈축을 사고 있다.

동양증권은 지난 14일 그룹차원의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7명의 임원이 이사대우로 선임됐으며 8명의 임원이 부사장과 전무, 상무, 상무보로 각각 승진했다.

이는 지난해 정기 임원인사의 두 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정기 인사에서는 3명의 임원 선임과 5명의 임원 승진이 진행되는 데 그쳤다.

올해 임원인사에서는 그간 동양증권이 경영전략상 강조해 온 리테일과 FICC 사업부문 임원 승진이 두드러졌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회사가 수익성 악화 타개책으로 리테일을 강조하면서 해당 임원들의 승진이 두드러졌다"며 "인력 이탈을 겪는 채권영업 쪽에도 임원 인사를 단행하며 상징적으로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대상자가 몰린 것은 맞지만, 역대 임원 인사 중 눈에 띄는 규모인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들은 동양증권의 이번 임원인사가 전사적으로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임직원들의 공감을 얻기 어려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지난 2011년 하반기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011년 9월 말 기준 3천52명을 기록했던 임직원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2천755명까지 줄었다.

같은 기간 국내 영업점포 역시 141개에서 125개로 줄였다.

인력과 지점 점포망은 물론 일반 관리비 축소에 나선 동양증권의 대규모 임원인사는 비상경영 체제와 동떨어진 행보라는 지적이다.

A 증권사 인사부장은 "대다수 증권사가 상시 구조조정 체제에 나서면서 소규모 임원 인사도 규모와 시기를 두고 적잖이 저울질하는 상황"이라며 "특히나 불황기에 진행되는 임원인사는 직원들의 반발을 살 수 있어 회사 차원에서도 매우 조심스럽기 마련"이라고 귀띔했다.

js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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