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규민 기자 = 지난주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와 유럽중앙은행(ECB), 영란은행(BOE)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가 열린 가운데 Fed와 ECB가 시장에 혼란을 안기면서 "물을 흐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국 경제전문매체인 CNBC는 2일(현지시간) 시장 전문가들을 인용, Fed와 ECB의 투명성이 부족했다면서 이들 은행이 시장에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진단했다.

제니퍼 맥키오운 캐피털이코노믹스 선임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장기적인 통화정책 전망에 대해 설명할 때 투명성이 부족했다"면서 "드라기 총재가 시장에 상당한 혼란과 실망을 줬다"고 언급했다.

맥키오운 이코노미스트는 "드라기 총재가 ECB의 통화정책 투명성을 강화하려 노력했으나 혼란만을 유발했다"며 "지난달에 '상당기간 기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드라기 총재는 이번 통화정책회의에서도 비슷한 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맥키오운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드라기 총재는 ECB가 내년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믿는 시장의 기대를 꺾으려던 것이었으나 시장의 금리인상 기대는 오히려 커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드라기 총재가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언급했음에도 시장의 불안감을 잠재우지 못했다고 말했다. ECB가 인플레 억제를 위해 지난 2011년에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인상했기 때문이다.

그는 또 ECB가 진정으로 투명한 중앙은행으로 평가받으려면 지금보다 더 노력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앨런 히긴스 쿠츠앤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Fed가 (통화정책에 대한) 명백한 계획을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투명성 결여 문제를 지적했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지난달 31일에 금리가 당장 오르지 않을 것이라면 양적완화(QE)를 지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다만, 버냉키 의장은 실업률 등 미 경제지표가 개선되면 QE 축소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히긴스 CIO는 "유럽 당국자들이 장기금리를 낮추려고 노력하고 명확한 방향을 제시해 경제회복이 힘을 더하려 하고 있으나 Fed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면서 "Fed는 심사숙고해서 만든 출구전략이 아니라 변동성이 큰 경제지표에 의존해 통화정책을 변경시키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Fed가 국채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도 유발했다면서 버냉키 의장의 발언 이후 금리가 오름세를 보여 주택시장에 타격을 가했다고 말했다.

kkmin@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