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종혁 기자 = 저금리 기조로 수익률 높은 월세를 선호하는 주택임대시장의 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집주인인 임대인들은 정작 전세를 월세로 쉽게 바꾸지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를 월세로 바꾸려면 1억원 이상의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9일 주택금융공사(HF, 사장 서종대)에 따르면 현재 보유 주택을 전세로 임대하는 5가구중 3가구(59.6%)는 전세 임대를 계속 유지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유지 의향율은 2011년 63.5%, 2012년 62.8%에서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다.

임대인이 전세 임대를 유지하려는 이유는 전세금을 반환하려면 목돈이 필요해서(47.9%)가 가장 컸다. 최근 전세가구의 보증금 평균이 1억2천475만원인 점을 고려했을때, 임대인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면 적어도 1억원 정도의 목돈을 마련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임차 보증금은 전세난의 영향으로 급등세를 보이는 추세다. 이번 조사에서 도 1억원 이상의 임차 보증금 비율은 전년대비 12.6%p 급증한 55.5%를 차지했다.

전세를 유지하는 다른 이유로는 월세 관리가 힘들어서(31.0%), 전세금을 다른 데 투자하고 있어서(투자하려고) 11.1%, 월세 수요가 없어서 4.4% 등의 순서였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최근 저금리 추세 등에 따라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려는 의향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나 목돈 마련과 월세 관리의 어려움 등으로 전세 제도는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진단했다.

또 향후 미국의 양적 완화 축소(테이퍼링)에 따른 국내 시중금리의 상승도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를 늦추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예금금리의 상승은 전월세간 수익률 차이를 좁히기 때문이다.

HF 관계자는 "전세 또는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인 전월세 전환율이 시중금리보다 높은 불합리한 상황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금리가 오른다면 전세 유지 의향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월세 전환율은 오피스텔 등 단독·다가구 주택의 경우 9~10%대, 아파트는 6% 수준으로 시중금리 3~4% 수준보다 2~3배나 높다.

HF는지난해 8월∼10월에 전국의 일반가구 5천가구와 보금자리론을 이용하는 2천가구를 대상으로 '2013년도 주택금융 및 보금자리론 수요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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