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2월 전국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작년 4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 전환했다. 정부의 규제 완화 이후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직전보다 높은 가격에 팔리는 거래가 늘고 있어서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도 멈춰 서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주 서울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보다 0.8% 하락해 지난주의 0.11% 내림에 이어 2주 연속 낙폭이 둔화했다. 일부에서는 상승 지역도 등장했다. 송파구, 동작구에 이어 서초구와 강동구는 전주 대비 아파트값이 올랐다.

부동산시장은 진정국면에 들어선 것처럼 보인다. 이는 규제 완화와 더불어 특례보금자리론이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한 덕분이다. 여기에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행진이 멈춰서는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내린 효과도 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9억원 미만 주택을 매입할 경우 소득 제한 없이 최대 5억원까지 빌려주는 주택금융공사 대출이다. 은행 시스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아파트 가격 폭락을 막기 위해 40조원 규모로 조성됐으며 출시 두 달 만에 26조원 규모의 대출 신청이 쇄도했다. 쓰임새는 기존대출 상환 비중이 49%지만 신규주택 매입 건도 43%를 차지한다.


기준금리(파랑), 전국 아파트가격매매지수(빨강), 서울 매매지수(보라)
출처 : 한국은행



부동산시장의 본경기는 특례보금자리론이 소진된 이후가 될 전망이지만, 시장에 온기를 제공한 유동성 공급이 끝나고 시장 자체적으로도 수요가 이어질지는 중장기적으로 불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요즘 대한민국의 대외 체력을 보여주는 달러-원 환율이 1,300원대에서 내려올 줄 모르고 있다. 경기 전망이 비관적인 데다 금융감독당국의 입장에서는 가계부채관리도 마냥 무시하기 어렵다. 앞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미적용되는 특례보금자리론 규모를 제한적인 범위에서 추가로 늘릴 수 있더라도 DSR 규제 자체를 풀 여지는 적다.

대출 없이 집을 구입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의 실수요가 이어지려면 적어도 경제가 지속 성장 가능하다는 기대와 함께 가계의 소득 증가라는 두 가지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수출로 먹고사는 대한민국의 무역은 적자가 계속되고 그 결과 경제 체력에 대한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 역사가 언제나 똑같이 재현되지는 않지만, 과거 사례를 돌아볼 필요는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의 수준을 1년 만에 반짝 회복하기도 했지만, 곧 다시 내렸으며 한참 뒤인 2015년에야 본격 회복세를 보였다. (취재보도본부 금융시장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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