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국내 증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만기 부담에 대외 악재까지 겹치면서 1% 가까이 하락했지만, 만기일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

현물과 선물의 가격차인 스프레드가 벌어져 기존에 쌓여있던 매수차익잔고 물량이 롤오버(만기이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 비차익거래 매매 패턴이 비교적 양호해 만기일에 증시에 압박을 줄 정도로 돌변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7일 코스피는 전일보다 18.21포인트(0.91%) 내린 1,982.15에 장을 마쳤다.

개장 직후 1,960선까지 수직 하락했던 코스피는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1,980선까지 올라서며 낙폭을 줄이는 듯 했다. 하지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매도 우위로 돌아서고 프로그램 매매도 베이시스가 -0.1포인트 수준까지 악화돼 낙폭을 충분히 만회하지는 못했다.

현재 외국인 매수차익잔고로 쌓여 있어 만기일 당일에 매도 '폭탄'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물량 규모를 업계에서는 2조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자칫 매물 출회가 현실화 되면 국내 증시가 적잖은 충격에 빠질 수 있는 규모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스프레드가 여전히 고평가돼있기 때문에 외국인들이 굳이 청산에 나설 이유는 크지 않다"며 "오늘 일부 매도를 던지는 의외의 매매 패턴을 보였지만 만기일에 대량의 추가적인 매도세를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문서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프레드 고평가 상태에 있어 상당 부분 롤오버가 나타날 것"이라며 "일부 물량이 나와도 비차익거래에 대기 매수 여력이 충분해서 증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일부 롤오버되지 않은 물량이 나와도 시장에서 충분히 소화 가능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스프레드가 고평가돼 있다고 해도 마냥 롤오버를 기대할 수는 없다.

지난해 3월 동시만기일에도 스프레드가 지금처럼 견조했지만 차익거래 물량이 나와 증시 압박 요인으로 작용했다.

심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매 자체가 기계의 힘에 의해 돌아가는 부분이라 이론적인 상황만 따져 매도 규모를 예측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론적으로 아무리 롤오버가 가능성이 크다고 해도 당일 움직임은 어떻게 나타날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심 연구원은 다만 만기일에 프로그램 매도 물량이 일부 출회된다면 만기와는 관련이 없는, 기존에 쌓여 있던 배당 관련 물량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배당 관련해 축적돼있는 물량은 3조6천억원 정도. 만약 이들이 '하필' 만기일에 청산에 나선다면 선물옵션만기 영향으로 오인할 가능성은 있다.

심 연구원은 "실제로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 만기와 상관 없는 배당 관련 물량"이라며 "오늘까지 2거래일 연속 청산한 것을 보면 내일도 매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내일 예상되는 매도 규모는 배당 차원에서 들어온 외국인 일부와 기타법인, 기관 투자자를 합쳐 최대 5천억원"이라며 "이에 따른 코스피 조정은 있을 수 있지만 조정폭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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