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이 연저점 수준에 근접하고 달러-엔 환율도 최근 다시 103엔대에 진입하자 국내 증시에서는 '원화 강세-엔화 약세'에 따른 2차 엔저 공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말 달러-엔이 105엔대까지 진입하는 등 가파르게 저평가 흐름을 보인 탓에 삼성전자[005930]나 현대차[005380]와 같은 대형 수출주들의 실적 우려가 커져 내리막 장세를 보였던 기억 때문이다.

8일 연합인포맥스 금융시장종합화면(화면번호 3000번)에 따르면 전일 달러-원 환율은 1,051.30원에 출발해 장중 1,050원선까지 하락했다. 이후 수입업체들의 결제 수요에 따른 달러 매수세 유입 등으로 소폭 반등했다.

 







<그림설명:달러-엔(左)과 달러-원(右) 환율 변동 추이>

엔화는 지난달 급격하게 약세를 보이기 시작해 달러당 103엔선까지 재진입했다. 연초 이후 달러당 100엔선까지 진정 기미를 보였던 달러-엔 환율이 103엔선에 다시 진입하면서 국내 증시에서는 엔저 파급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엔-원 재정환율도 이 같은 원화 강세-엔화 약세 흐름의 영향에 따라 지난 4일에는 100엔당 1,011원선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엔저에 따른 국내 수출주들의 수출 실적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근거가 부족하다며 지나치게 최근 엔화 환율 변동에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전자 제품의 경우 삼성전자의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일본의 경쟁사 대비 여전히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기업들의 또다른 주요 수출 품목인 화학과 기계, 선박의 경우에도 일본과는 경쟁구도가 형성돼 있지 않아 엔저의 피해를 본다고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엔 약세가 본격화된 지난 2012년 7월 이후 약 20개월 이상 기간에 급격한 일본 수출의 증가는 불분명했다"면서 "한국 수출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는 증거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림설명:전자제품/자동차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수출액 비교(출처:삼성증권)>

유 연구원은 "일본의 자동차 수출이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양상이었고 한국 역시 비슷한 궤적을 보여 환율 요인보다는 선진국 중심의 경기회복이 더 중요한 이유였다"고 평가했다.

jy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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