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곽세연 기자 =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채권의 강자 KB투자증권과 브로커리지의 강자 현대증권이 손을 잡게 됐다.

2007년 한누리투자증권을 인수하면서 증권업에 발을 들여놓은 KB금융지주는 이제 대형사인 현대증권을 인수, 대형사로 '퀀텀 점프'를 할 수 있게 됐다.

31일 현대그룹은 KB금융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고 통보했다.

2007년 11월 한누리증권을 인수한 국민은행은 채권 및 주식 인수, 인수합병(M&A) 등과 같은 투자은행(IB)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생각보다 회사는 커지지 못했다.

KB금융 내 가장 취약한 분야가 증권이라는 지적도 잇따랐다. 이 때문에 KB금융은 대우증권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1995년에 설립된 한누리증권은 직원 수 100여 명에 국내 점포가 1개 밖에 없는 소형 증권사였지만, 리서치센터를 통한 법인영업과 회사채 인수 등 IB 업무에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간판을 KB증권으로 바꿔단 KB증권은 한누리증권의 전통을 이어받으며 채권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실제 KB증권은 부채자본시장(DCM)에서도 여전히 최강자의 면모를 보였다. 연합인포맥스 리그테이블 채권 주관·인수 실적에서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았다.

현대증권은 '바이코리아' 열풍의 주역답게 브로커리지 분야에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규모도 크다. 작년 말 기준 현대증권의 자기자본은 3조2천789억원으로 업계 6위다. KB투자증권의 자기자본은 6천226억원으로 규모 면에서는 현대증권이 압도한다.

단순 합산으로 합병 KB증권은 자기자본 기준 '빅5' 안에 들게 된다.

현대증권의 임직원은 2천318명, KB증권은 591명으로 인력 부담도 크지 않다. 현대증권은 95개의 지점을 비롯해 해외사무소 1곳, 해외현지법인 2곳을 가지고 있는데 KB투자증권은 국내 지점이 17개밖에 되지 않고 해외 사무소나 현지법인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KB증권과 현대증권은 겹치는 부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며 "KB금융의 네트워크와 자본력을 최고에 올라본 적 있는 현대증권에 접목하면 회사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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