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재영 기자 = 롯데그룹 지배구조개편의 핵심인 호텔롯데 상장이 역대 최대 공모규모로 이뤄질 예정인 가운데 주관사단과 롯데 측이 어떤 방식으로 기업가치를 평가했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호텔롯데가 금융당국에 제출한 증권신고서를 보면, 상장 대표 주관사단인 미래에셋대우증권과 메릴린치,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이 회사의 기업가치를 상대가치 평가법, 그중에서도 EV(기업가치)/EBITDA(영업으로 얻은 이익) 방식을 썼다.

이는 유사한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을 비교 집단으로 설정하고, 이들 기업이 현재 어느 정도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거래되고 있는지를 토대로 상장예정 기업의 기업가치를 따지는 방식이다.

주관사단은 "호텔롯데의 영업이익과 순이익 대비 유무형자산상각비 비중이 높고 타인자본 대비 자기자본 활용 집중도가 높아 단순 순이익 기준인 PEF 평가 방법보다 활용성이 높다"며 EV/EBITDA 평가 방법을 적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EV/EBITDA 방식을 사용하면서도 호텔롯데가 4개 사업부문(호텔, 면세, 월드, 리조트)으로 돼 있어 사업부문별 비교 집단을 구분해 설정하고 가치를 각각 구해 더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이는 2014년 패션과 건설, 레저, 급식·식자재 등 4개 사업부문으로 나뉜 제일모직(현 삼성물산) 상장 당시 기업가치를 따진 방법이기도 하다.

주관사단은 호텔롯데의 면세사업은 호텔신라 한 곳을, 호텔사업은 힐튼과 아코르(Accor), 스타우드(Starwood), 상하이 진 지앙(Shanghai Jin Jiang)을 비교 집단으로 설정했다.

월드사업은 레고월드 등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멀린 엔터테인먼트 등 5곳과, 리조트사업은 강원랜드와 파라다이스, 에머슨퍼시픽 등 3곳과 비교했다.

면세사업 비교집단, 즉 호텔신라의 EV/EBITDA(실제 적용 기준)는 22.44로 산출됐고, 호텔사업은 12.29, 월드사업은 13.94, 리조트사업은 13.52로 최종 도출됐다.

이렇게 산출된 적용 멀티플을 호텔롯데의 사업부문별 EBITDA에 대입시켜 역(逆)으로 구한 면세사업 영업가치는 12조478억원이다. 여기에 호텔과 월드, 리조트 사업의 개별 영업가치를 더하면 호텔롯데의 전체 영업가치는 12조9천231억원이 나온다.

영업가치에 호텔롯데가 보유한 지분가치 등 비영업가치(5조4천억원)를 더하고, 순차입금(3천445억원)을 뺀 전체 평가총액은 17조9천787억원이다.

평가총액을 전체 주식 수로 나눠 구한 주당 가격에 할인율(8.86%~26.33%)을 적용해 구한 희망 공모가 밴드가 주당 9만7천~12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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