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기자 =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기존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한 가운데 한국경제연구원이 GDP 전망치를 기존의 2.6%에서 2.3%까지 낮췄다. 정부가 3%대 성장률을 공식적으로 포기한 지 하루 만에 이보다 0.5%포인트나 낮은 수치를 제시한 셈이다.

한경연은 29일 발간한 'KERI 경제전망과 정책과제: 2016년 2·4분기' 보고서를 통해 올해 GDP 증가율이 상반기 2.7%에서 하반기 1.9%로 떨어져 연간으로 2.3%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연간 GDP 전망치를 0.3%포인트 낮은 이유에 대해 한경연은 중국 경제둔화와 미국 금리인상 불확실성 등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진 가운데 브렉시트 리스크가 추가되면서 하반기 성장률이 1%대로 낮아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내적 경기부양 정책으로 성장둔화가 일부 상쇄될 수 있지만, 여소야대 국회, 주요 산업 구조조정 등의 상황을 고려할 때 정책효과도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1.4%보다 0.2%포인트 낮은 1.2%로 하향 조정했다. 하반기 달러-원 환율 상승과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물가가 소폭 다소 상승하겠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기존 전망치보다 낮을 것으로 추정했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천59억달러 흑자에서 올해 991억달러 흑자로 소폭 감소하는 가운데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크게 감소하는 불황형 흑자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올해 수출과 수입 증가율은 마이너스(-) 4.6%와 -5.4%로 각각 제시했다.

달러-원 환율은 브렉시트 발생과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으로 상승추세가 지속하면서 연간 1,191원의 절하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시장금리는 3년만기 회사채(AA- 등급)를 기준으로 하반기에도 하락추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한경연은 최근 경제성장률 하락세가 잠재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996년부터 2013년까지 총 네 차례의 경기변동국면에서 우리나라 경제가 경기저점을 통과하고 나서 3년간 장기추세성장률이 평균 14.4%를 보였으나, 2013년 이후 올해 1분기까지 장기추세성장률은 8.9%로 이전 기간의 60%에 불과한 탓이다.

이런 이유로 한경연은 향후 국내 경기가 재차 하강국면으로 진입할 우려가 크며, 이를 타계하기 위해서는 추가경정예산 등 단기정책이 불가피하다고 제언했다.

변양규 한경연 거시경제실장도 "한국 경제가 지난 2013년 1분기를 기점으로 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보였으나 작년 4분기부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 재하강 우려가 크다"며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보일 때까지 추경을 포함한 단기적이고 일시적인 정책과 함께 체질개선을 위한 장기적 경쟁력 제고 방안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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