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임금 체불'로 공분을 샀던 이랜드파크가 최대주주인 이랜드월드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조치다.

이 같은 유상증자로는 이랜드파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랜드파크의 총 차입금이 5년 사이 4배 증가해 3천700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 이랜드파크 300억원 유상증자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랜드파크는 지난 5월 12일 이사회를 열고 이랜드월드를 대상으로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발행되는 신주 수는 보통주 96만6천433주이며 1주당 발행가액은 3만1천42원이다. 신주 청약과 납입기일은 지난 5월 29일이다. 지난달 말 기준 이랜드파크 주주는 이랜드월드(지분율 약 51%)와 이랜드리테일(약 49%) 등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이랜드파크의 최대주주는 이랜드리테일(85.3%)이었다. 이랜드월드의 이랜드파크 지분율은 14.66%였다. 하지만 이랜드월드는 이랜드리테일이 보유한 이랜드파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향후 이랜드월드가 이랜드파크 지분 100%를 보유할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월드를 순수 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한 작업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이랜드파크는 외식과 호텔·레저사업을 하고 있다. 이랜드파크가 운영하는 외식 브랜드는 자연별곡, 더카페, 로운 샤브샤브, 애슐리, 피자몰, 반궁, 후원 등이다.

호텔·레저 사업에선 켄싱턴리조트, 켄싱턴 여의도호텔, 켄싱턴 스타호텔, 켄싱턴 플로라호텔, 켄싱턴 제주호텔, 한국콘도, 코코몽 키즈랜드 등을 운영하고 있다.

◇ 총 차입금 5년새 4배 증가…재무구조 개선용 유상증자

이랜드그룹은 이랜드파크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이번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랜드파크 재무구조는 최근 실적 부진 등으로 악화됐다.

이랜드파크 영업이익은 2014년 97억2천803만원을 기록한 뒤 2015년과 지난해 적자를 냈다. 2015년과 작년 영업손실은 각각 185억6천786만원, 130억4천240만원이다.

또 2014년 당기순손실 56억8천856만원, 2015년 당기순이익 32억5천934만원을 기록했다. 특히 작년엔 당기순손실 804억1천570만원을 냈다.

충당부채 전입액 358억9천388만원을 설정한 탓이다. 이랜드그룹은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 결과 등을 고려해 충당부채를 계상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고용부가 이랜드파크 전국 매장 360곳을 근로 감독한 결과 근로자 4만4천360명에게 임금 83억7천2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실적 부진 등으로 이랜드파크 총 차입금은 2011년 852억9천4만원, 2012년 1천290억7천95만원, 2013년 2천649억1천271만원, 2014년 3천83억5천385만원, 2015년 3천558억1천762만원, 작년 3천701억6천150만원을 기록했다. 5년 사이 4.3배 증가했다.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286억3천746만원에 불과하다.

이자비용은 2011년 46억7천319만원, 2012년 79억5천615만원, 2013년 112억5천115만원, 2014년 182억8천693만원, 2015년 198억9천580만원, 지난해 172억7천145만원이다. 5년 사이 3.7배 늘었다.

특히 이랜드파크는 2014년부터 작년까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을 밑돌면 '좀비기업', '한계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는 이랜드파크의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파크 총 차입금이 3천700억원에 달한다"며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 지원이나 자산 매각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이랜드파크는 올해 부산 민락 부지, 고성 인흥리 부지 등 유휴 부동산을 매각하고 있다"며 "유휴 부동산 규모는 총 830억원이며 이 중 450억원은 매각을 완료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실·적자 매장을 철수했고 경쟁력 강화를 위해 사업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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