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이민재 기자 = 현대자동차의 중국법인 공장이 사드 피해의 후유증으로 급기야 가동이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빚고 있다.

사드 후폭풍과 자동차 판매부진으로 현대차 중국법인들이 부품업체에 대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면서 일부 외국계부품업체가 납품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인 베이징현대의 현지 공장 4개가 사실상 모두 중단됐다.

베이징현대는 현대차와 베이징자동차가 5:5로 합작한 법인으로, 현지에 베이징 1공장, 2공장, 3공장과 탕저우공장 등 4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에 공장 가동이 중단된 것은 중국에 진출한 유럽계 부품업체들이 납품을 거부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베이징현대가 사드보복으로 판매부진을 겪고 현지 부품업체에 대금지급이 미뤄지면서 부품업체가 납품 거부라는 실력행사에 나섰다.

문제는 현대차가 부품업체에 대금을 직접 지급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사드 피해가 장기화되면서 조달받은 부품으로 자동차를 만들어 현금화활 때까지 시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부품대금을 직접 지급하려고 해도 합작법인이라는 특성 등으로 직접 지급할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사드피해가 길어지면서 중국 내에서 현대차의 판매와 생산 모두 급격하게 둔화되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자동차가 생산되고 판매돼 자금이 회수되는 사이클이 점점 길어지고, 결국 대금지급까지 미뤄지고 있는 셈이다.

올해 2분기 현대차의 중국 내 판매는 10만5천158대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 판매 29만3천758대와 비교하면 거의 1/3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현대차의 중국공장도 온전하게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 단적으로 현대차는 지난해 3월 중국공장에서 총 10만8천349대를 생산했으나, 올해 3월에는 30% 수준인 3만986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달 청와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 기업인 간담회에서 "중국에서 사드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며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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