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호 기자 = 올해 연기금들은 국내 채권이 저금리 기조에서 벗어나고자 해외채권과 구조화 채권 매수에 집중했다.

국공채로는 연기금의 목표수익률을 맞출 수 없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기 때문이다.

◇ 기금·공제회 저금리 탓에 전통적인 채권 투자 '탈피'

6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기금운용본부는 중장기적으로 국내채권 비중을 줄이고, 해외채권 비중을 늘리고 있다.

국민연금은 국내 채권을 지난해 말 50.7%(282조6천억 원)에서 2018년 말에 47.1%(308조9천억 원)로 3.6%포인트 줄일 계획이다. 2022년에는 40% 내외로 더 줄인다.

같은 기간 해외채권은 비중은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규모는 늘어난다. 분모 즉, 국민연금의 전체 자산규모가 해외채권 증가분보다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채권은 4.2%(23조4천억 원)에서 2018년 말 4%(26조2천억 원)로 바뀌며 2022년 말에는 5% 내외로 늘린다.

공무원연금도 올해 투자자산 중 해외채권 비중을 5%까지 높이고 있다. 공무원연금은 해외 회사채와 글로벌 해외채권, 구조화 채권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행정공제회는 올해 채권 투자 비중을 늘렸는데 100억 원가량의 국내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해외 자산이다. 또, 지난해 보험을 채권 등 유가증권으로 구조화한 보험연계채권(ILS)에 국내 연기금 최초로 약 400억 원가량을 투자하기도 했다.

그 밖에도 금리 인상에 대비해 해외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에도 1천150억 원(1억 달러)가량을 출자했다. CLO는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대출을 묶어 이를 담보로 발행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일종이다.

군인공제회의 채권 포트폴리오는 해외채권으로만 구성돼 있다. 국공채로는 회원들에게 수익을 돌려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에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어서다. 군인공제회의 전체 채권 포트폴리오 중 해외채권이 약 70% 후반대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군인공제회는 미국, 유럽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글로벌 채권 펀드, 인도 등 신흥국 채권 등에도 투자하고 있다.

◇ 기준금리 인상에도 해외·구조화 채권 인기 지속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상대적으로 국공채의 금리가 낮은 만큼 해외채권과 구조화 채권의 인기는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됐다.

공제회의 맏형인 교직원공제회가 투자 중인 해외 구조화 채권 규모는 약 2조 원으로, 미국, 유럽, 호주, 싱가포르 등의 지역에 분산돼 있으며, 원화 환산 시 연 4.5% 이상의 투자 수익을 실현하고 있다.

행정공제회는 금리연계 구조화 노트,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과 자산유동증권(ABS) 등 구조화 상품, 해외 선순위 담보부 사모대출펀드(PDF) 등에 각각 50%, 30%, 20%의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는데 이 같은 탄탄한 채권투자 구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국내 기금 및 공제회들은 뚜렷한 수익이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있어 내년에도 해외채권과 구조화 채권의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h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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