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올해 코스닥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공모총액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코스닥 공모 건수도 증가세를 보였다. 공모주 수익률은 30%대를 기록해 공모주 투자자에게 나쁘지 않은 한 해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올해 코스닥 상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적자기업도 상장할 수 있도록 한 '한국형 테슬라 요건 상장제도'가 도입됐으나 상장한 곳이 없어 과제로 남았다.

◇ 코스닥 IPO 시장, 공모총액과 수익률 '호호'

21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전날 기준 올해 코스닥 공모총액은 3조5천53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59.4% 증가했다.

올해 코스닥 시장 공모규모는 사상 최대치다. 코스닥 공모총액은 2013년 6천482억원, 2014년 1조1천802억원, 2015년 2조1천190억원, 지난해 2조1천98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코스닥 공모 건수는 72개로 지난해보다 7.5% 증가했다. 코스닥 공모 건수는 2013년 37개, 2014년 66개, 2015년 102개, 지난해 67개를 기록했다.

올해 상장한 기업은 유바이오로직스, 서플러스글로벌, 삼양옵틱스, 모트렉스, 메카로, 디바이스이엔지, 대원, 체리부로, 스튜디오드래곤 등이다.

공모 건수가 2015년보다 적지만 공모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은 알짜기업 상장이 많았기 때문이다. 올해 공모규모가 1천억원을 초과하는 기업은 6곳이다. 2013년 0곳, 2014년 2곳, 2015년 3곳, 작년 3곳보다 많다.

올해 공모규모가 500억~1천억원인 기업도 8곳으로 2013년(0곳), 2014년(2곳), 2015년(3곳)보다 많다. 작년에는 9곳이다.

올해 코스닥 공모주 수익률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18일 기준 올해 공모주 평균 수익률은 35.61%를 기록했다. 2015년과 작년 공모주 수익률은 각각 20.28%, 12.47%다. 올해 코스닥 공모주 수익률은 코스닥지수 수익률(21.91%)보다 높다.

앱클론(452%), 와이엠티(283.33%), 알에스오토메이션(200%), 하나머티리얼즈(182.92%), 모바일어플라이언스(172.86%), 브이원텍(163.28%), 셀트리온헬스케어(117.07%), 스튜디오드래곤(83.14%) 등이 양호한 수익률을 올렸다.

에프앤에스테크(-46.36%), 선익시스템(-34.73%), 대원(-29.67%), 필옵틱스(-26.98%), 체리부로(-22.98%), 제일홀딩스(-19.08%), 이즈미디어(-18.80%), 모트렉스(-16.58%), 컬러레이(-11.18%) 등은 부진했다.

◇ 테슬라 요건 도입 첫해…IPO 실적은 '0건'

올해는 거래소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한국형 테슬라 요건 상장제도'를 도입해 시장 관심이 집중됐다.

기존에는 과거 재무실적을 중시해 적자기업이 코스닥에 상장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테슬라 요건' 도입으로 일정수준 이상의 시장평가를 받고 영업기반을 갖춘 기업은 현재 이익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코스닥에 상장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올해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기업은 없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 카페24가 테슬라 요건으로 내년에 상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카페24는 코스닥 상장을 위해 지난 10월 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지난 11일 심사를 승인받은 상태다.

이처럼 올해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곳이 없는 것은 상장주관사 부담이 컸기 때문이다.

실제 테슬라 요건으로 상장한 후 3개월 동안 주가가 공모가 대비 10% 이상 하락하면 상장주관사는 10% 내려간 가격에 투자자 주식을 사줘야 한다. 이것이 공모주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상장주관사의 무리한 공모가 산정을 방지하고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IPO 시장에서는 이 같은 부담으로 올해 '테슬라 1호 상장'을 보기 어려웠다고 평가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풋백옵션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코스닥 활성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준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풋백옵션 부담 때문에 상장주관사가 주가가 오를 만한 기업만 찾다 보니 테슬라 요건에 적합한 업체를 찾기 어려웠다"며 "정부가 풋백옵션 요건을 완화하면 이전보다 상장할 수 있는 기업 후보군이 늘어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내년 코스닥시장도 좋아야 한다"며 "코스닥시장이 안 좋으면 주가 하락으로 상장주관사가 풋백옵션 부담을 져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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