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황병극 최진우 정원 기자 = 효성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했다.

효성은 3일 이사회를 열고 ㈜효성을 지주회사와 4개의 사업회사로 인적분할하는 방안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효성은 투자를 담당할 존속법인인 지주회사와 분할회사인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첨단소재㈜, 효성화학㈜ 등 4개의 사업회사로 분할된다.

효성의 지주사 전환은 NH투자증권과 딜로이트안진이 담당하고 있다.

지주회사인 ㈜효성은 자회사의 지분관리 및 투자를 담당하게 된다. 사업 부문에 따라 효성티앤씨㈜는 섬유 및 무역 부문, 효성중공업㈜는 중공업과 건설 부문, 효성첨단소재㈜는 산업자재 부문, 효성화학㈜는 화학 부문을 담당하게 된다.

국내외 계열사는 신설회사 사업과 연관성이 높은 계열사 주식은 해당 신설회사로 승계하고 나머지는 ㈜효성에 존속된다.

효성은 지난 1998년 외환위기 당시 효성T&C, 효성물산, 효성생활산업, 효성중공업 등 주력 4사를 합병했다. 결국, 지난 20여 년간 섬유, 산업자재, 중공업 등 사업부문별로 영위했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기는 셈이다.

당초 효성그룹은 지난해 지주사 전환을 마무리하려고 했다. (연합인포맥스가 지난해 8월 16일 단독 송고한 '효성그룹, 연내 지주회사 체제 전환한다' 기사 참고)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사례를 본떠 지주사 밑에 섬유와 산업자재, 화학, 중공업, 건설, 무역 등을 자회사로 두는 구조다.

조현준 회장 등 총수일가는 인적분할로 생기는 자회사의 주식을 지주사 주식과 교환해 그룹 지배력을 높이려 했다.

여기에 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감사위원을 선정했다. 경영진과 유착 의혹을 받은 사외이사도 대거 물갈이했다.

그러나 효성은 이 시점에서 더 늦어지면 막대한 비용을 치러야 하는 탓에 지주사 전환에 박차를 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분할 시 자사주 의결권 부활을 막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된 데다 올해 말 '조세특례제한법에 따른 세제 혜택'도 종료된다.

이 법안은 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할 때 대주주의 현물출자에 따른 양도차익세를 주식 처분 시점까지 무기한 미뤄주는 내용이 담겼다. 지주사 전환 시점이 늦어질수록 조 회장 등 총수일가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효성의 지주사 전환에 대한 업계의 반응은 긍정적이다.

지주사 전환은 계열사의 독립경영이 강해진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의사 결정이 신속해지는 것은 물론, 책임경영도 강화할 수 있다. 조 회장 등 총수일가는 그룹의 사업재편 등 큰 그림을 그리는 데 집중할 전망이다.

실제로 이번 회사분할로 분할 존속회사인 ㈜효성은 지주회사의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신설된 분할회사들은 이미 사업부문별로 글로벌 1위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만큼 이번 분할로 독립경영체제가 구축되면 적정한 기업가치 평가가 가능해지면서 궁극적으로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가 제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사업부문별 전문성과 목적에 맞는 의사 결정 체계 확립됨으로써 경영효율도 한층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편, ㈜효성은 오는 4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사분할에 대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며, 가결되면 오는 6월 1일자로 회사분할이 될 예정이다.

신설 분할회사들에 대한 신주상장 예정일은 오는 7월 1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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