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뉴욕증시가 또다시 급락세를 보인 가운데 국내증시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 발(發) 변동성 확대 국면에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 방향 스탠스를 가늠할 수 있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까지는 주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했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32.89포인트(4.15%) 내린 23,860.4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00.66포인트(3.75%) 내린 2,581.00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74.82포인트(3.90%) 떨어진 6,777.16에 장을 마감했다.

최근 경제지표가 긍정적으로 발표되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를 키운 것이 증시 매도세를 촉발했다. 2016년 대통령 선거 이후 뚜렷한 조정 없이 지속적인 상승세를 이어온 것도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금리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높은 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며 "미 금리 상승 속도가 둔화하고 변동폭도 축소되고 있으나 프로그램 매도 등이 가세하면서 주식시장의 일간 변동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안타증권도 금리 발 변동성 구간에서 나타난 급락세라고 평가했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이전 주가 상승 국면에서는 성장률의 점진적인 상승에도 불구하고 낮은 인플레이션으로 금리 부담이 크지 않다는 인식이 있었으나, 최근 폭발적 성장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 속에 금리 급등까지 확인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3월 FOMC를 통해 연준의 통화정책에 대한 태도와 금리 전망치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3월 FOMC까지는 금리에 대한 증시 민감도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금리 상승폭에 비해서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확대된 상태라고 평가했다. 증시 변동성 관련 파생상품 포지션이 확대된 상황에서 최근 변동성 급증을 계기로 일부 상품 포지션에 대한 '언와인딩'이 진행된 결과라는 것이다.

정영록 연구원은 "현시점부터 의미 있는 금리 상승은 연준과 시장의 중립금리에 대한 구조적인 인식 제고를 필요로 하는 만큼 이를 수반하지 않은 추가 금리 상승은 오히려 매수 조정의 방아쇠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증권은 주가 급락 후 단기 급반등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봤다. 위험자산 가격이 흔들리면서 연준의 시장 방어 역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이를 낙관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김일혁 연구원은 "3월 이후에도 물가가 꿈틀거리면 FOMC 분위기가 마냥 부드러울 수만은 없을 것"이라며 "이미 텀 프리미엄은 위로 고개를 들었고, 적어도 3월 FOMC 즈음까지는 이전보다 매서운 연준에 대한 우려가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c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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