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이 중국의 하이난항공(HNA) 그룹이 소유한 뉴욕빌딩의 매각을 지시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새로운 국면이 시작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중 무역전쟁이 '관세 부과전'에서 상대국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제한하는 방식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콩 언론에 따르면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수개월 전에 HNA그룹이 90%의 지분을 소유한 뉴욕 맨해튼 소재 빌딩 하이항다샤(大厦)를 매각하라고 명령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새로운 무기를 꺼낸 것일 수 있다고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CMP는 중국이 미국 측의 '관세 폭탄'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고, 중국이 미국의 대형 합병 거래를 차단하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일부 전문가의 견해도 나온다고 전했다.

이 와중에 미국이 HNA그룹 뉴욕빌딩 대한 매각지시를 내린 것은, 미국 역시 중국의 M&A 거래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시범 사례'라고 매체는 전했다.

SCMP에 따르면 2016년 매입이 이뤄진 부동산 거래를 재검토한다는 것은 미국이 미국 내 중국 투자를 광범위하게 감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CFIUS의 감독 범위가 이전에 집중돼 온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더 넓게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과거 CFIUS는 '국가 안보'(national security)를 이유로 다수의 중국 기업의 미국 기업 인수·합병(M&A)을 감독해왔으나, 이는 민감한 기술 분야 부문으로 한정됐었다.

그러나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CFIUS의 권한과 감독 범위를 넓히는 2019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NDAA)에 서명하면서 CFIUS의 권한이 크게 확장됐다.

SCMP에 따르면 신규 법안은 해외 투자자들의 부동산 매입을 CFIUS의 검토 범위에 추가했다. 또, 이 법안은 미국 군사시설이나 국익에 민감한 미국 정부의 소유물 근처에 소재한 부동산에 대한 CFIUS의 감독을 허용했다.

새 법안이 도입 이전에 발생한 해외 자산 매각을 CFIUS 검토 권한에서 제외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년 전의 거래도 CFIUS의 검토 대상이 된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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