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민 대우 자격 부여

상반기 외국인 직접투자 감소 의식한 듯

美中 경제대화 협상력 강화 위한 전략일수도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해외 기업들의 중국 진출이 줄어들자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구애를 하고 나섰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17일 열린 중앙재경영도소조 제16차 회의에서 중국에 진출한 해외 기업에 안정적인 사업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시 주석은 중국 내 해외 기업들이 "안정적이고, 공정하고, 투명하고 예측 가능하게"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시 주석은 해외 기업에도 '내국민 대우' 자격을 부여할 것을 약속했다.

내국민 대우 자격이 부여되면 해외 기업들은 중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과 동일한 대우를 받게 된다.

시 주석은 지적 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중국 국내 금융 부문을 해외 투자자들에게 점진적으로 개방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위의 조치가 실제로 이행될지는 미지수라고 SCMP는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서 시 주석은 해외 기업의 중국 진출을 칭찬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외국인 투자가) 합리적인 자본 재배치를 돕고, 시장 중심적인 개혁을 촉진했으며 중국의 경제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신화통신은 시 주석이 해외 기업이나 외국 자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예외적인 사례라며, 중앙재경영도소조가 해외 투자 유입을 위한 구체적 방안을 언급한 것은 근 5년래 최초라고 보도했다.

중앙재경영도소조는 중국 경제 정책을 실질적으로 결정하는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해외 기업의 중국 투자가 줄어들자 중국 정부가 위기감을 느끼고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은 원가 상승과 정부의 지나친 관료적 절차로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어왔다.

중국에서 투자하는 해외 기업 관계자들은 중국 시장의 진입장벽과 중국 기업에만 우호적인 사업 환경을 비판했다.

미국과 인도 등의 국가가 투자 대안으로 떠오른 것도 한몫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 내에서의 사업에 세제 혜택을 줬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인도의 경제를 개혁하며 투자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등 투자자들을 유인했다.

그 결과 올해 상반기 중국에 유입된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약 74조 원으로 전년 대비 0.1% 감소했다.

상하이 소재 미국상공회의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상하이에 있는 미국 기업 다섯 개 중 하나는 중국을 떠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쉔 지앙우앙 미즈호증권 아시아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국 투자자들은 안심시키려 하고 있다며, 19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포괄적 경제대화에서 중국이 협상력을 높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의 대두와 쇠고기 시장 개방이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발발을 막았다며 중국이 실제로 해외 기업에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도 편리하고 개방된 사업 환경을 구축해 FDI를 최적화시킬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쉔 이코노미스트는 "이번에는 (중국의 해외 자본 유입 노력이) 단순히 발언 수준에서 그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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