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금융투자업계는 제3차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나온 이른바 '9·19' 선언이 이전 회담보다 진일보한 결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남북경협 관련주를 비롯해 국내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북미 대화 과정에서 변수가 등장할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KB증권은 20일 '제3차 남북정상회담 합의 내용 및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이번 9·19 선언은 분명히 과거 남북정상회담 결과와 비교하면 진일보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 종식은 한국 경제와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를 한 단계 높이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KB증권은 북한 개방 관련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남북경협주가 조정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는 회담 결과에 대한 실망이라기보다 재료 소진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 출회와 추석 연휴를 앞두고 비중 축소에 나선 이유가 크다고 봤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북한의 공식적인 '비핵화 조치 선 제시'는 의미있는 성과이며 향후 북미 대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KB증권은 북한이 미국의 상응 조치에 따라 핵시설 폐기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공언한 점도 고무적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트위터를 통해 남북 평양 공동선언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고 소개했다.

다만, 트럼프의 트위터 내용 중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사찰을 허용하는데 합의했다"고 나온 표현은 주의해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의도적으로 핵사찰이란 용어를 사용한 것이라면 북미 대화에서는 이 문제가 주요 의제로 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북미 대화가 이뤄지는 과정이 매끄럽지만은 않을 수 있음을 짐작게 하는 대목이다"고 말했다.

대신증권은 9·19선언이 한국경제와 자본시장에 대한 신뢰 회복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디스카운트 해소 요인이 될 것이라 보면서도 증시에서 단기적인 변화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미국이 원하는 비핵화와 북한의 핵시설 영구폐기 간의 이견 조율이 필요하고 미국과 유엔의 대북제재 완화가 확인돼야 한다"며 "남북경협 기대는 그동안 국내증시에 상당부분 반영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북미 관계 개선 여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이번 정상회담으로 북한 이슈의 핵심인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기대가 다시 한번 확대되고 있지만, 비핵화와 관련해서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평양공동선언이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는 조치에 불과한 수준이 될 경우 불확실성은 계속 남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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