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전문가들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국유기업 지지 발언에 대해 '놀랍지 않다'면서도 이 발언은 무역갈등 국면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2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시 주석은 지난주 CNPC의 자회사 라오양 석유화학사를 시찰하며 "국유기업이 더 강해지고, 좋아지고 커져야 한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국유기업 축소에 관련된 언급에 대해 '잘못되고 일방적인 견해'라며 논란을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 주석의 발언은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 유엔 본부에서 가진 무역대표 연석회의 후 공동성명을 발표한 와중에 나온 것이다.

이 공동성명에서 미국, EU와 일본 무역대표 관료는 일부 제3국의 '비시장적인' 무역 관행을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성명이 정확히 중국을 특정하지는 않았지만, 성명은 일부 국가가 국유기업을 '국가대표' 기업으로 육성해 이 과정에서 농부와 산업 생산자, 노동자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또, 성명은 국유기업이 국유은행으로부터 금리 우대를 받는 등의 행위를 언급하며 이러한 관행이 과다생산을 가져온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매츠 하본 주중 EU상공회의소 회장은 시 주석의 이 같은 발언이 현재 고조되고 있는 무역갈등 완화에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은 무역전쟁서 중국 내의 불공정하고 차별적인 관행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면서 "이 견해에 유럽 기업들도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 주석이 오히려 국유기업의 강화를 주문한 것은 합리적인 발언은 아니라는 것이 하본 회장의 견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시 주석의 국유기업 지지 발언은 예상된 바이며, 이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타시스의 수 지엔웨이 선임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미국을 만족하게 하려고 국유기업에 대한 대우를 바꿀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국유기업에 대한 대우를 바꾸는 것은) 중국의 성장 모델 기반을 약화하고 여파가 매우 크다"고 말했다.

후 즈용 홍콩대학교 교수도 "국유기업은 사회주의 사상의 상징과 같다"면서 "시 주석은 (국유기업에 대한) 지지를 당연히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중국의 금융평론가인 우샤오핑(吳小平)이 최근 인터넷에 '민영기업 퇴장론'을 올린 이후 중국 민간 재계에서는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정부가 민간기업에 국유기업 지원을 암묵적으로 요청할 수 있으며 정치적으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민영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주장으로,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돌연 은퇴 선언한 것도 이와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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