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창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수 개월간 지속해 온 무역 갈등을 일시중단하는 휴전을 선언하면서 증권가에선 그동안 시장을 억눌러왔던 체계적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추가적인 협상 과정에서 노이즈가 불거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랠리 이후의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렸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주요2개국(G2) 정상의 합의는 극적 협상이라기보단 협상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평가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 간 멀고 긴 협상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에서 크고 작은 노이즈는 계속 나타나겠지만, 장기화할수록 무뎌지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에서 미중 무역정책 관련 공포심리는 점차 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번 G2 회담을 통해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적자를 큰 폭으로 감소시키고 중국의 IT 시장 개방에 한발짝 다가서게 된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중 무역갈등이 쉬어가는 동안 중국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 하락 등으로 한국 주식시장의 리바운드가 기대된다"며 "미중 무역분쟁 피해에 따라 밸류에이션 할인이 나타난 소재·산업재와, 중국 관련 소비주, IT 등 경기민감 수출주가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은 G20 정상들의 협상으로 단기적으로 안도 심리가 커지겠지만, 향후 90일 간 협상 과정에서 노이즈 발생은 불가피할 것으로 봤다. 큰 폭의 주가 랠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 증권사 한지영 연구원은 "이번 미중 정상 회담은 양국이 관세부과 유예 등을 포함한 합의를 통해 추가 확전을 자제하려는 의지를 시장에 확인시켜준 이벤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내년 1월1일 미국의 관세 인상을 앞두고 급한 불씨가 꺼졌다는 점은 단기적으로 안도 심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 연구원은 "양국 간 휴전은 11월 이후 시장에 상당 부분 반영된 재료였기 때문에 연말 역동적인 랠리 기대는 낮추는 것이 적절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앞으로 90일간 무역협상 과정에서 양국간 의견 차이로 노이즈가 수시로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가시적인 무역협상 결과가 도출되기 전까지는 변동성 관리에 주력하는 스탠스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진투자증권도 산타랠리가 나타나기 위한 양대조건 충족에 일부 긍정적인 조짐이 나타났지만, 완전 충족에는 2% 부족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이상재 투자전략팀장은 "미중 정상이 조건부 휴전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이는 문제의 해결이 아닌 유예로 볼 수 있다"며 "안도와 불안이 여전히 교차한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미중 정상회담 이후 공동 기자회견이 없었을 뿐 아니라 미 백악관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발언에 차이가 있다는 점은 불안감을 내포한다"며 "연말 산타랠리 기대치에는 2%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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