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이 무역 전쟁의 '일시휴전'을 선언한 가운데 글로벌 증시, 환시, 경제 성장 등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미중간의 무역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나오는 반면 이번 회동은 미국의 관세부과 시한을 90일 연장한 것일 뿐 중국의 행동 없이는 갈등이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론도 팽배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시휴전이 시장에 어떤 시사점을 던지는지에 대한 전문가의 의견을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식시장

우선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의 일시 봉합은 중화권 등 아시아 증시에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 들어 20% 이상 하락하며 최악의 약세장을 보인 중국 본토와 홍콩 증시는 미중 무역 전쟁의 일시휴전으로 소폭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주장이 우세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을 지난 4월부터 중국증시를 끌어내리는 주요 악재로 작용했다.

차이 후이 JP모건자산운용 아태지역 수석 전략가는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지속적 대화를 아시아 시장의 중요한 촉매로 본다"면서 올해 큰 폭으로 하락한 아시아 증시의 회복을 기대했다.



◇외환시장

외환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간 무역 전쟁 일시휴전은 위안화에 강세 재료이지만, 이 강세가 계속될지는 미중이 무역 전쟁에 관련된 확실한 타협안을 90일 안에 제시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만약 미국과 중국이 향후 90일 동안 의미 있는 무역협상을 타결할 수 있으면, 위안화를 그간 짓눌러 온 무역갈등 이슈도 해소되는 동시에 성장 우려도 일부 해소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루이스 쿠지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경제 부문 헤드는 "관세율 인상 보류와 대화·협상 재개는 (위안화에)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협상이 타결될 경우 이는 투자심리를 고무시켜 신흥국 통화 자산에 긍정적이라고도 언급했다.

한편, 미중 갈등이 완전히 해소된 것이 아닌 만큼 위안화가 완전히 강세 흐름으로 반전될지는 미지수라는 의견도 제시된다.

쿤 고 ANZ 아시아 리서치 헤드는 미국과 중국이 아직 해결해야 하는 이슈가 많은 만큼 무역 전쟁 일시휴전이 위안화의 지속적 급등을 가져오긴 어렵다고 WSJ에 전했다.

ABN암로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위안화가 달러화 대비 약세를 소폭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도 ABN암로는 만약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극심히 악화하면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 수준으로 약세를 보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경제 성장 전망

미중 무역 전쟁 일시휴전으로 중국과 세계의 경제성장률이 어느 정도 숨 쉴 공간을 찾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미중 무역 전쟁 일시휴전이 경제 성장을 지지하고, 이는 신흥국의 경우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들은 "우리는 무역 긴장을 세계 경제 성장 전망의 가장 즉각적인 리스크로 파악했었다"면서 "무역갈등이 완화되면서, 이는 중국 경제 성장과 글로벌 무역의 추진력을 지지할 것이고, 이 모든 요소는 신흥국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WSJ에 전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경제 둔화는 무역갈등과 무관하게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래리 후 맥쿼리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무역 전쟁 일시휴전도 내년 중국 경제의 둔화를 막을 수 없다"면서 중국 경제는 둔화 압력에 시달릴 것이라고 WSJ에 말했다.

중국의 지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5%를 기록,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둔화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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