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식 시장의 하락을 감내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과의 무역 갈등을 완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와 주식 시장을 동시에 가질 수 없다"면서 20일(현지시간) 이같이 보도했다.

증시 랠리를 본인의 주요한 성과로 내세우고 중시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중 무역 갈등을 악화시켜 증시를 끌어내릴 가능성보다는 중국과의 화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내외의 자유 무역 수호자들은 주식 시장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사랑이 미중 무역 갈등을 완화하고 내년 양국이 전면적 무역 전쟁을 펼치는 상황을 방지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식 시장 애착을 잘 알고 있는 한 선임 정부 관료는 "나는 '다우존스 트럼프(dow jones Trump)'가 궁극적으로 '관세 트럼프(tariff Trump)'를 이길 것으로 본다"면서 트럼프가 결국에는 무역 갈등 완화와 주식 시장 안정을 쫓을 것이라고 폴리티코에 전했다.

그는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겸한 미중 정상회동에서 무역 전쟁 '일시 휴전'을 이끌어 낸 것도 주식 시장의 안정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트럼프는 G20 회동 합의 후 며칠간 트위터를 통해 적극적으로 무역협상 가능성을 낙관하는 글을 게시하기도 했다.

이 역시 주식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행동이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헤리티지재단의 수석 연구원이자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외부 경제 고문으로 알려진 스테판 무어 연구원은 "만약 주식 시장이 추가로 1,000포인트 정도 추가 하락한다면 이는 (트럼프의 관세를) 중단하게 할 것"이라며 "그(트럼프는) 정말로 강세장을 사랑하고 약세장을 싫어한다. 그러나 동시에 이것이 일생일대의 싸움(무역 전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무역 압박을 계속하는 것과 주식 시장 약세라는 두 가지의 목표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의 경제 고문들은 트럼프 대통령은 주식 시장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고심하고 있으며, 중국 지도부도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안달하고 있는 만큼 양측이 합의를 타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콧 클레몬스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 수석 투자전략가는 "트럼프가 '관세 맨(tariff man)'으로 돌아서고 이것(무역 전쟁)을 장기화할 리스크가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것(주식 시장 강세)은 내년 상반기에 백악관이 승리를 거둘 수 있는 몇 개의 영역 중 하나이다"고 언급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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