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일본과 미국 등 세계 주요 증시가 크리스마스 기간에 급락한 가운데 중국증시의 낙폭은 다소 제한되며 금융시장의 관심을 끌고 있다.

크리스마스 당일이었던 25일 일본 닛케이225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01% 추락하며 2만 선 아래로 밀렸다.

전일의 뉴욕(24일)에서 2% 넘게 떨어진 뉴욕 주요 지수 급락의 여파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25일 중국 상하이증시와 선전증시는 마감가 기준으로 각각 0.88%, 0.81% 하락 마감하며 비교적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중국 '국가대표팀'의 개입 가능성, 무역협상 관련 진전, 중국 금융시장의 특수성 및 저가매수세를 언급하며 이 같은 요소가 중국증시의 낙폭을 제한했다고 분석했다.

◇'국가대표팀' 개입 가능성

우선 25일 중국증시의 지나친 추락을 방어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국가대표팀'을 통한 개입을 단행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궈자두이(國家隊)'로 불리는 중국의 국가대표팀은 중국증권금융공사(증금공사)와 중앙회금공사(회금공사) 등 중국 정부를 대변해 주식을 거래하는 국영 기업을 일컫는다.

'국가대표팀'은 지난 2015년 중국증시 폭락 사태 당시 증시를 지지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이후 중국증시가 급락세를 보일 때 종종 동원된 것으로 추정된다.

25일 중국증시에서는 대형 국유은행과 증권주들이 상승세를 나타내며 증시 낙폭을 제한했다.

상하이증시 시총 1위 종목인 공상은행은 25일 0.19% 상승 마감했다.

◇무역협상 관련 진전

중국 정부가 무역협상에 있어서 일부 진전을 나타낸 점도 중국증시의 하방 압력을 제한한 요소로 분석된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와 상무부는 25일 공동으로 '시장 진입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했다.

외국 자본의 진입 금지·제한 대상을 규정한 네거티브 리스트를 발표하면서 외국 자본에 대한 제한 대상을 더욱 줄인 것이다.

2016년에 발표된 잠정 규정에서는 진입이 전적으로 불가한 금지 대상과 허가를 받을 경우 제한적인 진입이 가능한 대상이 총 328개였는데, 새로 발표된 리스트에서는 금지와 제한 대상이 총 151개로 감소했다.

중국은 이외에도 외자기업의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하고, 강제적 기술 이전을 금지하는 내용의 새로운 외국인투자법 초안을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 제출했다.

앞서 중국 상무부는 미국과 중국의 차관급 인사가 전화통화를 하고 "새로운 진전"이 있었다면서, 구체적으로는 양측이 공동 관심사인 무역 균형과 지식재산권 보호 강화 등에 관련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간 무역적자 해소 문제, 미국산 수입품 증대만을 무역협상에서의 양보 안건으로 내세워 왔던 중국이 지식재산권 보호와 기술 이전 문제에 관련해 진지한 이행 의지를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증시의 특수성 및 저가매수세

중국증시의 특수성도 증시의 낙폭 제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간 중국증시는 글로벌 재료들로부터 다소 독립적인 움직임을 보여왔다.

중국증시의 80%가 개인 투자자들에 해당하는 점, 중국 당국이 국가대표팀 등을 활용해 증시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한다는 점이 중국증시의 특수성을 부르는 요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정부가 용인하는 상하이증시의 하한선이 2,500이라면서 중국 당국이 국가대표팀을 활용해 이 선을 방어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5일의 상하이증시 마감가는 2,504.82였다.

중국 당국은 증시가 급락해 대규모 마진콜이 발생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의 중국증시 낙폭 제한에는 저가매수세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상하이증시는 올해 들어 20% 넘게 급락했고, 세계 주요 지수 가운데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

상하이증시가 저점을 찍었다는 인식에 저가매수세가 몰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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