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최진우 기자 =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회사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지분 일부를 팔아 1조8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확보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8일 아람코와 최대 1조8천억원 규모의 프리(Pre) IPO(기업공개)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지분을 최대 19.9% 인수할 수 있게 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오일뱅크의 지분 91.38%를 보유하고 있다.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시가총액을 10조원으로 산정해 주당 3만6천원 수준에 인수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의 이사회 의결을 통해 최종 확정된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세계 최대 석유회사다.

업계 최고의 고도화율(40.6%)과 업계 1위의 수익성 등 현대오일뱅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해 이번 투자를 결심하게 됐다.

특히 지난 2015년 11월 현대중공업그룹과 전략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서 여러 사업을 진행하며 신뢰 관계를 쌓은 것도 영향을 끼쳤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프리 IPO를 통해 1조8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수혈해 재무건전성도 제고하게 됐다.

회사 관계자는 "프리 IPO 절차가 마무리될 때까지 다소 시일이 필요한 만큼 현대오일뱅크 상장을 연기될 것"이라며 "이번 계약을 통해 조달한 금액은 신사업투자,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 1위 석유회사가 현대오일뱅크에 투자했다는 점만으로도 기업 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며 "세계적인 석유회사 아람코사의 네트워크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한 단계 더 발전할 기회를 갖게 됐다는 점도 의미"라고 설명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아람코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석유화학, 유전개발, 윤활유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는 의미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아람코는 이번 협약만 아니라 조선과 엔진 등 여러 사업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며 시너지를 내고 있다.

사우디 산업발전계획인 '비전(Vision) 2030'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 최대 조선소 건립을 함께 진행하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연내 엔진 합작법인도 세울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은 그룹발전과 함께 중동진출을 모색하고, 아람코는 기간산업 확충과 대규모 고용창출 등의 효과를 얻어 '윈-윈'한다는 전략이다.

jwcho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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