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중국의 美 반도체 투자 5분의 1로 줄어"

"한국, 대만, 일본, 독일 등 투자 수혜 가능성"



(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중국 기업의 대미 기술투자를 극심하게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무역 전쟁이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중국의 투자를 죽이고 있다"고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미국의 반도체와 기술 하드웨어 부품 투자 규모는 전년대비 5분의 1 수준인 2억340만 달러로 급감했다.

리피니티브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기술 기업에 대한 중국 기업의 M&A 성사도 단 11건에 그치며 전년동기대비 3분의 2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기술 패권 경쟁으로 번지고, 화웨이와 중흥통신(ZTE) 등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감독이 강화되면서 중국 자본이 대미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측에서도 자본의 지나친 해외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기업들의 해외 송금 등을 단속하면서 투자 저해는 더욱 심각해졌다는 지적이다.

화이트앤케이스 로펌의 아시아 M&A 헤드인 크리스토퍼 켈리는 중국의 대미 투자가 "매우 급격히, 또 상당히 둔화했다"고 평가했다.

또,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은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 국면에서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중국 선전 연구소 간의 간극이 벌어지면서 필요한 부품을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엘리노어 올콧 TS롬바드 중국 정책 애널리스트는 AI 기술에 한해선 중국 기업들의 미국 의존도가 높다며 화웨이 등의 기업이 대미 투자 둔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AI에 관련해서는), 중국 기업들은 AI 알고리즘을 시행하고 모델 트레이닝을 위해 미국 칩에 의존한다"면서 "화웨이, 센스타임, 하이크비전 등 AI 기술발전에 관련된 중국 기업은 (투자 둔화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SCMP에 전했다.

한편, 중국 자본의 기술투자 둔화는 유럽 지역에서도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로디움그룹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기업의 대유럽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전년동기대비 40%로 급감한 173억 유로로 집계됐다.

올콧 TS롬바드 애널리스트는 "중국 (벤처) 기업들은 투자 전략을 수정하고 다른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면서 "우리는 독일, (영국), 한국, 대만, 일본 등이 (반사이익) 수혜를 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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