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인민은행 전 총재가 중국은 금융개방에 대한 강한 의지가 있으나, 이 같은 개방 의지가 무역협상 때문에 오히려 차질을 빚고 있다고 지적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전 중국 인민은행 총재 겸 행장은 영국 런던에서 열린 엔도이코노믹스의 비공개 행사에 참여해 이같이 말했다.

저우 전 총재는 "미·중 협상이 아직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들(중국)은 이 카드(금융개방)를 상대의 수를 읽기 위한 카드로 활용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금융 정책 결정권자들은 이미 금융시장을 개방하려는 강한 의지가 있지만, 금융개방이 무역협상의 도구로 활용되면서 오히려 개방의 속도가 다소 늦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과의 무역 전쟁을 치르고 있는 중국은 중국의 시장 개방 및 외국인 기업에 공정한 경쟁 기회를 주는 것 등을 협상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무역 전쟁이 발발하기 전인 지난해 4월부터 금융개방 청사진 및 각종 조치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조치는 증권사와 보험사 등에 대한 외국인 지분 한도를 완화·철폐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후 UBS증권, 노무라, S&P와 신용카드사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등이 중국에서 과반 지분 합작회사(JV)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약 15년간 인민은행의 수장 자리를 맡은 저우 전 총재는 위안화의 세계화와 중국 시장의 개방을 주창한 '미스터 위안'으로 불린다.

저우 전 총재는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머빈 킹 전 총재와의 좌담에서도 "우리(중국)가 더 용감한 금융 자율화와 개방 정책을 펼칠 수 있는 의지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언급했다.

저우 전 총재는 "중국의 대형 은행들은 세계적으로도 가장 큰 규모를 가진 '톱' 사이즈 상업은행"이라며 "이(은행)들이 추가적인 보호를 받아야 한다고 말할 수 없다"며 중국의 자국 국유기업 보호하기를 비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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