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미국과 중국 무역협상단 사이의 오해가 무역 합의를 불발시킬 수도 있는 위험한 요소라는 진단이 나왔다.

28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자문이기도 한 마이클 필스버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은 최근 한 행사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필스버리 소장은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협상을 해석해 보면 양측간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여지가 있으며, 이 같은 오해가 가장 이견이 첨예한 것으로 알려진 이행 보장 방안보다 더 큰 협상의 장애물로 부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우선, 필스버리 소장은 지난 2월 열린 무역협상에 대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의 인터뷰가 다소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당시 커들로 위원장은 2월 19일부터 24일까지 열린 미·중 장·차관급 무역협상에서 차관급 회의 첫째 날이 매우 나쁘게 흘러갔고, 이틀 차 차관급 회의가 취소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커들로 위원장은 그러면서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중국 측 협상단을 질책했고, 이에 류허 중국 부총리가 긍정적으로 반응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고 회고했다.

필스버리 소장은 이는 중국 측에는 미국이 중국 협상단을 '괴롭혔다'(bullying)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해 중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미국의 행동이 전형적인 '무역 괴롭히기, 따돌리기'라고 비판한 바 있다.

만약 중국 측의 강경파들이 라이트하이저 대표의 행동을 중국 측 협상가와 류 부총리를 괴롭히고 망신을 주는 행동으로 해석한다면 무역협상에 걸림돌이 생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필스버리 소장은 "(중국의) 가장 큰 걱정거리 중 하나는 중국이 괴롭힘을 당해 부적절한 양보를 강요당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주장이 현재 중국 언론에 나오는 것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필스버리 소장은 중국이 면을 세우기 위해 미국의 요구사항 일부를 거부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 과정에서는 언어적 오해도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필스버리 소장은 덧붙였다.

미국과 중국이 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진 백이십여 페이지가 넘는 무역 합의문은 영문으로 작성돼 있고 중문판이 없다는 것이 필스버리 소장의 주장이다.

필스버리 소장은 "문제 중 하나는 중국 측 대표단이 동의해야 할 합의문의 중국판 텍스트가 없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어에는 글쓰기에 많은 뉘앙스와 구절, 관용구가 많다"면서 "이는 오해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끝)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