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연기금이 연초부터 국내 주식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등으로 국내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는 탓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연기금은 이달 초부터 8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1천228억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396억원을 순매도했다.

연기금은 코스피시장에서 현대차 주식을 가장 많이 매도했다. 순매도 규모는 349억원이다.

SK텔레콤, 현대모비스, 롯데케미칼, 현대건설, 기아차, SK, 이마트, 네이버, KB금융 등이 그 뒤를 이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솔브레인(112억원)을 가장 많이 팔았다.

SK머티리얼즈, 동진쎄미켐, 아프리카TV, 케이엠더블유, 에스에프에이, 셀트리온헬스케어, RFHIC, 인바디, 세경하이테크 등도 매도 상위목록에 있다.

이는 전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연기금이 순매수를 나타낸 것과 대비된다. 연기금은 전달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천73억원, 1천251억원 순매수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5.25%, 5.82% 상승했다.

하지만 이달 들어 연기금이 순매도로 돌아선 것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불거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앞서 미국 국방부는 미군이 이란 군부 실세인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이란혁명수비대 정예군) 사령관을 살해했다고 이달 3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긴급 성명을 통해 "그의 순교는 그가 평생 헌신한 데 대한 신의 보상"이라며 "그가 흘린 순교의 피를 손에 묻힌 범죄자에게 가혹한 보복이 기다리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이달 8일(현지시간) 새벽 미군이 주둔한 이라크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 등에 지대지 탄도미사일 수십발을 발사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오전 1시 30분께 이뤄진 공격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숨지게 한 미국을 향한 보복 작전이라고 발표했다.

이 같은 영향 등으로 이달 초부터 8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2.11%, 4.31% 하락했다.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으로 국내 증시가 하락했다"면서 "연기금이 이달 들어 순매도로 전환한 것도 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중동발(發) 불안으로 국내 주식시장의 하락세가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서상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란과 미국의 갈등이 전면전으로 확전이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며 "이 때문에 주식시장은 단기 조정 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기지 공격과 관련해 대이란 강경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조연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도 "과거 2003년 이라크 침공과 2001년 9.11 테러 상황에서 1~2주간 안전자산 선호심리로 주가 상승세가 제한된 모습을 보였다"며 "이후 V자형 반등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연기금은 이달 초부터 8일까지 코스피시장과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전날만 보면 코스피와 코스닥에서 각각 189억원, 1천200만원을 순매수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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